좋은 말씀/김영봉목사

연약한 지체는 선물입니다./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6. 5. 11. 05:34

   어릴 때, 시골 집에는 여러 종류의 과일 나무가 있었습니다. 열매가 익으면 가장 높은 곳에 달린 것부터 익습니다. 햇볕을 많이 받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무르익기를 기다리다 보면, 지나가던 새가 먼저 파먹습니다. 아버지는 새가 파먹은 과일을 따서 발라 주시면서 “새가 파먹은 과일이 제일 맛있다. 어느 과일이 맛있는지, 그 놈들이 기가 막히게 안단 말이지” 라고 하셨습니다.


   얼마 전에 책을 읽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도 높은 과일을 새가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진실은, 새가 과일에 상처를 내면, 나무  전체가 상처 입은 그 과일을 위해 양분을 몰아주어서 당도가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나무가 아무 생각 없이 서 있는 것 같지만, 이렇듯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예민하게 살피고 대처합니다. 자신의 몸에서 가장 약한 지체를 가장 소중히 여기고 모든 에너지를 몰아주는 것이 모든 생명체에서 발견하는 현상입니다. 우리 몸의 한 지체에 상처가 나면 온 몸이 아픈 이유는 몸 전체가 그 지체를 돕기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내어주기 때문입니다. 건강하다는 말은 우리의 몸이 지체의 아픔을 예민하게 느끼고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파김치처럼 피곤해도 하루 밤의 숙면으로 거뜬히 회복되는 이유는 건강한 지체들이 연약한 지체들에게 에너지를 내어주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온 몸이 늘 피곤한 이유는 그러한 순환이 잘 안 되기 때문입니다.


   바울 사도는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 이라고 했습니다. 몸의 비유에 따르면, 교회의 건강도는 강한 지체와 약한 지체 사이의 긴밀한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지체가 심하게 아픈데, 다른 지체가 그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교회는 심한 병에 걸려 있다고 진단받아야 합니다. 건강한 교회라면 어떤 지체가 아픔을 당할 때 다른 지체들이 같이 아파하고 그 지체가 회복되도록 돕게 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연약한 지체는 자신의 아픔을 알리고 다른 지체의 도움을 받도록 힘써야 합니다.


   우리 교회에 요즈음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우리 가운데 들어온 연약한 지체를 환영하고, 그 지체를 중심으로 연합하는 모습은 우리 교회가 건강하다는 뜻입니다. 만일 우리 교회가 아픈 사람, 가난한 사람, 장애를 가진 사람, 외로운 사람이 찾아와 정착할 수 없는 교회라면, 우리는 아직 교회가 덜 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연약한 지체는 교회에게 있어서 하나님이 보내주신 천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예 해방 전, 어떤 흑인 소년이 백인들만 모이는 화려한 교회당을 바라보며 “나도 저 교회가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혼잣말을 했습니다. 그 때, 곁에 예수님께서 나타나시더니 그 소년을 쓰다듬어 주시면서, “나도 저 교회에 가 본 적이 없어” 라고 하셨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누가 꾸며낸 이야기이지만, 마음에 새길 일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