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영적 근육 키우기 (히 5:11-14)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3. 22. 07:02

해설:

저자는 앞에서 예수님이 아론 계열의 대제사장이 아니라 멜기세덱 계열의 대제사장이라고 했다(6절, 10절). 독자들에게는 멜기세덱이 갑자기, 난 데 없이 툭 튀어나온 것과 같았다. 저자는 멜기세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필요를 느꼈지만, 독자들이 제대로 알아들을 지 확신이 없다. 그들의 “귀가 둔해진 까닭”(11절)이다. “귀가 둔해졌다”는 말은 이해력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이 표현에는 그들이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그들은 “이미 교사가 되었어야 할 터인데”(12절) 다시 처음부터 배워야 할 처지에 있다. “초보적 원리”는 산수의 구구단 같은 기초적인 지식을 가리킨다. 멜기세덱에 대한 이야기는 고급 수학과 같은데, 그들은 구구단도 떼지 못한 상태이니, 저자는 난감하다.

 

“단단한 음식물”(12절)은 소화력이 강한 성인만 먹을 수 있다. 독자들은 소화력이 약하여 “젖” 밖에는 먹을 수가 없다. “단단한 음식물”은 지적 수고가 필요한 어려운 가르침에 대한 비유이고, “젖”은 기본적인 가르침에 대한 비유다. “올바른 가르침”(13절)을 직역하면 “의의 가르침”이다. “의에 이르게 하는 가르침”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익숙하지 못하다”는 말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런 가르침은 “장성한 사람들”(14절)만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성숙한 사람들은 “선과 악을 분별하는 세련된 지각”을 가지고 있다. 그 능력은 선과 악을 분별하는 과정을 통해 훈련된다. “훈련하다” 혹은 “단련하다”라는 의미의 헬라어 ‘귐나조’(영어의 ‘짐나지움’이 여기서 나왔다)가 우리말 번역에 드러나 있지 않은 것이 아쉽다. 영적 성숙은 운동 선수처럼 선과 악을 분별하는 꾸준한 연습을 통해 습득 되는 것이다.   

 

묵상: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되는 것은 새로운 삶의 시작입니다. 믿는 이들은 “영접” 이후로 “동행”의 삶으로 나아갑니다. 영접은 사건이지만, 동행은 삶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저자는 이스라엘 백성의 사 십년 광야 여정에 신앙 생활을 비유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한 것이 이집트를 탈출한 것이라면, 영원한 생명에 온전히 들어가기까지 동행의 삶을 사는 것은 광야를 걷는 여정입니다. 그 여정에서 우리는 때로 웃고, 때로 울고, 때로 낙심하고, 때로 기뻐합니다. 우리는 이미 얻은 구원의 능력으로 그 모든 과정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에게 주어진 구원은 완성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하도록 이끄는 복음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이들을 위한 복음이니 누구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긴 여정을 완주할 수 없습니다. 동행의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 그분의 구원 계획에 대해, 그분의 가르침에 대해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그것은 운동 선수가 꾸준히 훈련하고 경기에 참여하면서 실력을 길러 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마음에도 근육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우리의 영성에도 근육이 필요합니다. 매일 주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실제 생활 속에서 그것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선과 악을 분별하는 세련된 지각”을 습득해야 합니다. 그것이 영성의 근육입니다. 

 

“나는 공부와는 먼 사람이다”라고 말하면서 기본적인 지식에 만족하는 것은 마치 “나는 운동과는 먼 사람이다”라고 하면서 움직이기를 마다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은 게으름입니다. 육체적 근육이 없으면 쉽게 약해지고 병에 걸리는 것처럼, 영적 근육이 없으면 쉽게 낙오하거나 이단자의 먹이가 됩니다. 꾸준히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순종하기를 힘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도:

주님, 오늘도 게으름과 나태함을 떨치고 영적 훈련에 임하게 하여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광야 여정이 늘 즐겁고 신나는 것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고단하고 귀찮고 불편할 때가 더 많았을 것입니다. 저희의 영적 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상황을 만날 때, 저희의 영성의 근육을 키워 주시려는 기회로 알아 더 힘껏 훈련하게 하셔서 “선과 악을 분별하는 세련된 지각”을 얻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