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하나님의 영과 사회 정의 (이사야서 59장)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4. 12. 6. 06:27

해설:

1절부터 8절까지에서 이사야는 유다 백성의 죄악을 고발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고난을 겪게 된 원인이 하나님에게 있다고 생각한다(1절). 그들이 불행을 당하는 것은 그들의 죄악 때문이다(2절). 죄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갈라놓는다. 그들은 죄에 깊이 물들어 있고(3절), 그로 인해 세상에는 공의와 정의가 사라졌다(4절). 그들은 마음에 헛된 생각을 품고 악한 일을 꾸민다(5-7절). 그들은 길을 굽게 만들어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도 위험을 당하게 만든다(8절). 

 

9절부터는 “우리”라는 일인칭 복수 대명사가 사용된다. 이사야는 유다 백성의 죄악을 비판하고 책망하면서 자신도 그들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는 자신들이 사는 땅에 공평이 멀고 공의가 없다는 사실로 인해 탄식한다. 세상은 깜깜한 밤이 되었고, 모두가 눈먼 사람처럼 더듬거리며 살아간다(10절). 그로 인해 그들은 “곰처럼 부르짖고, 비둘기처럼 슬피 운다”(11절). 

 

12절부터 15절 상반절까지는 이사야가 유다 백성을 품고 하나님께 드린 기도다. 그는 자신들의 죄가 자신들을 고발하고 있으며 그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고백한다(12절). 그들의 죄는 하나님께 등을 돌린 것이다. 그 결과, 그들은  생각과 말과 행실로 죄악을 범하고 살았다(13절). 세상에 “공평”과 “공의”와 “성실”과 “정직”이 사라진 이유는 모두가 하나님에게 등지고 살기 때문이다(14절). 그 결과 “악에서 떠난 자”(15절 상)까지도 고난을 당한다. 

 

이사야는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그들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계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15절 하). 하나님은 “중재자”(16절,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세상을 고칠 사람)가 없는 것을 보시고 악한 자들을 심판하고 의로운 자들을 구원하실 채비를 차리고 계시다(17-18절). 그분이 심판 하시는 날이 되면,  “해 지는 곳에서 주님의 이름을 두려워하며, 해 뜨는 곳에서 주님의 여광을 두려워할 것”(19절)이다. 그 때가 되면 주님께서 “죄를 회개한 사람들에게”(20절) 오시어 구원해 주실 것이다. 또한 예언자에게 임했던 영이 모두에게 임하여 머물게 될 것이다(21절).

 

묵상:

오늘 우리가 사는 시대를 ‘포스트-트루스'(Post-truth) 시대라고 부릅니다. 과거에 진리로 인정되던 모든 것들이 부정 당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그것은 포스트모던 시대의 한 증상이기도 하지만 최근에 부쩍 심해졌습니다. 이제는 엄연한 ‘사실’까지도 공개적으로 부정하는 데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새빨간 거짓말을 하면서도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이라고 강변합니다. 자신에게 불리하면 모두 가짜 뉴스라고 부정하고, 거짓말을 거짓말로 변호합니다. 그로 인해 지난 수백 년 동안 공들여 쌓아올린 공평과 공의는 무참히 짓밟히고 있고, 사회적 약자들은 사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사야 시대에 유다 사회를 보시고 “놀라신 주님”(16절)은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고도 놀라실 것입니다. 아니, 더 크게 놀라실 것입니다. 우리도 하나님 앞에 고개 숙이고 이 세상을 위해 기도하면서 “공평이 뒤로 밀려나고 공의가 멀어졌으며, 성실이 땅바닥에 떨어졌고, 정직이 발을 붙이지 못합니다. 성실이 사라지니, 악에서 떠난 자가 오히려 약탈을 당합니다”(14-15절)라고 고백해야 합니다. 이사야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도 그 악에 가담하고 사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럴 때 진실하게 회개할 수 있고, 그럴 때 주님의 은혜가 임합니다.

 

21절의 약속 즉 예언자에게 머물렀던 영이 그의 모든 자손들에게 임하여 머물 것이라는 약속은 오순절 성령 강림을 통해 우리에게 이루어졌습니다. “너의 자손”은 “혈통의 자손”이 아니라 “믿음의 자손”을 의미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한 우리에게 성령께서 임하시고 머무르십니다. 그 성령은 우리를 변화시키셔서 이 땅에서 공평과 공의와 성실과 정직을 실천하며 살게 하십니다. 그렇게 이 세상 속에서 중재자로 살아갈 사람들을 주님께서는 오늘도 찾으십니다. 사회 정의는 성령으로 사는 사람들이 기도하고 씨름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