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목회단상

같은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는 인간

새벽지기1 2016. 8. 4. 12:38


인간이란 한없이 위대하지만 끝없이 치졸하고, 무한히 총명하고 아름답지만 지극히 어리석고 추악하다. 티 없이 맑고 자비로운 하늘 품에 안겨 있지만 존재의 허물과 삶의 어둠에 찢긴 상처로 얼룩져 있다. 날마다 하늘을 바라보며 소망을 꿈꾸지만 땅의 어둠에 휘청거리며 절망의 탄식을 내뱉는다.


특히 일평생을 같은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기를 반복하며 사는 것이 인간이다. 부부가 일평생 갈등하는 문제를 보라. 대부분 같은 문제로 다투는 경우가 많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대부분 같은 문제로 씨름한다. 사실이다. 거의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같은 걸림돌에 걸려 넘어진다. 옆에서 지인들이 그 사실을 말해주어도 별로 나아지지 않는다. 심지어 본인이 같은 걸림돌에 걸려 넘어진다는 것을 인식한다 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수없이 같은 걸림돌에 걸려 피를 흘리면서도 상처가 아물고 나면 또다시 걸려 넘어지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묻자. 사람은 왜 같은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는 것일까? 완고해서일까? 어리석어서일까? 물론이다. 어리석음에 뿌리내린 완고함과 완고함에 둘러싸인 어리석음 때문이다. 끝없이 걸려 넘어지면서도 자기가 무엇에 걸려 넘어지는지를 모르는 완고한 어리석음, 이것이 자기와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걸림돌인 줄 알면서도 끝까지 치우지 않는 어리석은 완고함 때문이다. 물론 그런 사람이 흔치는 않다. 하지만 분명히 있다. 이것이 걸림돌인 줄 알면서도 그냥 놓아두라고, 자기는 치울 생각이 없다고, 이 걸림돌이 거슬리면 당신이 피해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고집부리는 절벽 같은 사람이 있다. 어떤 지혜로도 함께 문제를 풀어갈 수 없을 정도로 자기 안에 굳게 닫혀 있는 사람이 있다. 사실이다. 완고함과 어리석음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 있다. 함께 사는 것 자체가 고통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 있다.

 

사실 인간은 자신의 행동과 삶을 반추할 줄 알고, 반추의 거울에 비추어 스스로를 교정할 줄 아는 피조물이다. 자기 자신과 대화할 줄 알고, 대면할 줄 아는 유일한 피조물이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인간의 변화 가능성이 있고, 함께 문제를 풀어갈 출구가 있다. 그런데 완고함과 어리석음으로 똘똘 뭉친 사람은 도무지 반추할 줄을 모른다. 아침마다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듯이 자신의 행동과 삶을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거울에 비추어 보아야 하는데 그렇게 할 줄을 모른다. 그러니 자신의 행동과 삶을 교정하지 못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수없이 걸려 넘어진 걸림돌에 또다시 넘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반추와 교정의 길을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반추와 교정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과의 내적인 싸움을 치열하게 해야 하고, 모든 촉수가 깨어 있어야 한다. 더욱이 외부의 적은 물리치기 쉬워도 내부의 적을 물리치기는 매우 어렵다. 또 오랜 세월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싸워야 할뿐 아니라, 완전한 승리가 보장되어 있지도 않다. 때문에 사람들은 할 수 있으면 반추와 교정이라는 힘겨운 과정을 생략한 채 인생을 살려 한다. 그저 적당히 외부의 적과 싸우면서 사회적인 자리를 확보하는 데만 관심이 있다. 어떻게 하든지 자기 방식을 고수하려 애쓰지 온전하게 변화시키려 하지는 않는다. 반추와 교정을 거부하는 것이 나로서 당당하게 사는 길이 아닌데도 사람들은 반추와 교정을 거부하는 것이 나답게 사는 것인 양 포즈를 취하며 용감하게 산다.

 

내 지나온 인생길을 돌아보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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