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어거스틴

어거스틴,『하나님의 도성』, 제2권, 로마는 그들의 신들로부터 어떤 건전한 교훈도 받지못했다(강의안3)

새벽지기1 2016. 7. 2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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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저자는 2권에서, 거짓 신 숭배가 보편적으로 시행되던, 그리스도 이전 시대에 로마인들이 겪었던 재난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저자는, 로마인들이 그 신들로부턴 재난에서 보호받기는커녕, 모든 재난 가운데 유일하고, 적어도 가장 큰 재난-관습의 부패와 영혼의 사악함-으로 압도되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저희가 지꺼리며 오만히 말을 하오며 죄악을 행하는 자가 다 자긍하나이다”(94:4)

항상 배우나 마침내 진리의 지식에 이를 수 없는 어리석은 여자”(딤후3:7)

 

2. 1권 내용에 대한 요약

 

나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착수한 이 전체작업의 주제이기도 한 하나님의 도성에 관하여 앞 책에서 논하기 시작했다. 거기서 제시된 첫 번째 의무는 지금 온 세상에 고통을 안겨주는 전쟁, 특히 최근에 야만인들에 의하여 로마가 유린당한 데 대해 그리스도교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자들에게 답변하는 일이었다. 그들은 모든 원인이 악마들에게 바치는 가증스런 희생제사를 그리스도인들이 금지시킨 데 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도리어 그들은 야만인들이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하여 전쟁의 관례와는 상반되게도, 대 교회당을 피난민들의 도피처로 개방하였고 많은 경우에 그리스도의 참된 종뿐만 아니라 공포 때문에 거짓으로 그리스도의 종인 체하는 이들을 구분하지 않고 존중해줌으로써, 전쟁의 관행에 의하여 합법적으로 가해질 수도 있는 모든 곤경으로부터 면제시켜준 사실에 대하여 그리스도께 감사드려야 된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가 제기된다. 이런 하나님의 축복이 어떤 이유로 경건치 않으며 감사치 않는 자들에게도 미치게 되었는가? 그리고 적들이 가한 곤경이 어떤 이유로 경건치 않은 자와 경건한 자에게 동일하게 임하게 되었는가? 나는 이 커다란 문제에 대하여 충분한 답변을 주기 위하여 상당한 지면을 할애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은 인간이 당하는 재앙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하나님의 축복들이 선한 생활을 하는 자들에게나 악한 생활을 하는 자들에게 차별없이 일어난다는 사실로 인해 항상 고민스러워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는 비록 확고한 순결을 잃지는 않았지만, 적에 의한 폭행에 수치스러워하고 마음아파하는 경건하고 정숙한 여인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해주는 데 관심이 있었다.

 

로마는 옛 조상들의 수고에 의하여 건립되고 확장되었는데, 그 후손들은 그 성벽이 붕괴될 때보다 오히려 서 있을 때 로마를 더 추악한 장소로 만들어버렸다. 왜냐하면 어떤 도시가 파괴될 때 땅바닥에 떨어지는 것은 돌과 목재였지만, 로마가 붕괴될 때에 우리는 성벽이 아닌 도덕적인 방어벽이, 물질이 아닌 영혼의 광채가 붕괴됨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거주지를 불태워버린 화염보다 그들의 마음 속에서 불타고 있던 욕망이 더 치명적이었다.

 

3. 우리는 그리스도교가 다른 신들에 대한 숭배와 분쟁을 일으키기 시작하기 전에 로마인들이 어떤 재앙을 당했는지 알기 위해서는 오직 역사를 읽어보기만 하면 된다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들은 비가 내리지 않는 것은 그리스도교인들의 잘못이다!”는 속담을 생겨나게 만든 너무나 무지한 자들이다. (, 터툴리안은 말했다. “티베르 강이 범람하여 성벽 아래로 밀려온다고 할지라도, 나일 강에 홍수가 나지 않아 들판에 물이 차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하늘이 침묵을 지킨다고 할지라도, 땅이 흔들린다고 할지라도, 기근이나 질병이 있다고 할지라도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을 사자 밥으로!‘라고 외친다.”)

 

그들 중에는 역사를 좋아하고 이런 사실들을 잘 알고 있는 교양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은 우리들에 대항하여 무지한 대중들의 적대감을 불붙이기를 원한다. 그들은 인간에게 발생되는 재앙들이 자기들의 신들을 무색케 만들 정도로 엄청난 명성과 유례가 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리스도교의 탓으로 돌리는 천박한 생각을 지지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성육신하기 전에, 즉 그의 이름이 각 민족에게 알려지고 영예를 얻게 되자 사람들이 헛된 질투심을 가지게 되기 전에, 로마를 덮쳤던 여러 가지의 다양한 재앙들을 그들에게 상기시켜주도록 하자.

 

4. 그 신들을 숭배하던 자들은 신들로부터 어떤 건전한 교훈을 받지 못했고, 숭배행위를 하는 동안 온갖 종류의 부정한 행동이 저질러졌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이 신들이 도덕성의 타락을 방지하기 위하여 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참된 하나님은 자신을 경배하지 않는 자들을 무시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신들의 성전에서 명확하고 강력한 경고 소리가 흘러나온 적이 있었던가?

 

나는 어렸을 때 종종 신성모독적인 연극과 구경거리를 보러가곤 했다. 그곳에서 나는 사제들이 종교적인 흥분상태에서 소리지르는 모습을 보았고, 종교음악대가 부르는 노래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나는 남신들과 여신들, 하늘의 처녀와 만물의 어머니인 베레킨티아를 기념하기 위해 행해진 아주 천박한 구경거리를 굉장히 즐겼다. 매년 개최되는 베레킨티아의 정화제전에서는 질나쁜 배우들이 그녀의 침상 앞에서

,

신들의 어머니는 말할 것도 없고 어떤 원로원이나 품위있는 시민의 어머니, 아니 어떤 행실 나쁜 망나니의 어머니도 참고 들을 수 없는 노래를 불렀다.

 

5. 신들의 어머니를 기념하여 행해진 외설에 관하여

 

나는 이 타락한 의식의 외설적인 관습에 대해 저항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기에 열심을 내는 사람들보다는, 원로원이 가장 선한 인물로 뽑고는 그 손으로 궤벨레 신상을 받아서 로마로 운반해오도록 부탁한 스키피오 나시카를 이 문제에 관하여 판단해 줄 사람으로 선택하고 싶다. 그가 자기 어머니에게 드려지는 신적인 영예 속에 이와 같은 역겨운 의식들이 포함되기를 원하는지 물어보자. 그러면 그는 자기 어머니가 그런 외설적인 말을 들으면서 여신으로 살아가느니보다 완전히 죽은 상태대로 남아있기를 바란다고 소리지르지 않겠는가?

 

사실 신들의 어머니는 사람들 중에 가장 악질적인 자조차 어머니로 모시기에 부끄러워할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로마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 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인물을 찾은 목적은 유익한 도움으로 그를 좀더 덕스럽게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성경이 말한 바 귀한 생명을 사냥하는”(6:26) 여인처럼 사술로써 그를 얽어매기 위함이었다. 진정한 종교와 경건을 따르지 못하도록 의도하였다.

 

6. 이교도의 신들은 결코 거룩한 생활을 가르치지 않았다

 

그런 신들은 바로 이 때문에 자기들을 숭배하는 도시와 사람들의 도덕성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아주 끔찍스럽고 가증스런 악이 거리낌없이 행해지도록 허용함으로써, 토지나 포도밭이나 집이나 재산이나 심지어 정신의 종인 육신이 아니라 육신을 실제로 지배하는 정신 자체에 더할 나위 없는 손상을 입혔다. 그들이 그런 일을 멈추고자 노력했다면, 그 증거를 제시하고 입증하라.

 

간단히 말하여 그들로 하여금,

 

, 가련한 자들이여, 배우라. 그리고 사물의 원인을 알라.

우리 인간이 무엇이며 우리가 태어난 목적이 무엇인가,

우리가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는 법도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난파당하지 않고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는가,

우리는 재물에 어떠한 한계를 두어야 하며,

합법적으로 바랄 수 있는 정도는 어디까지인가,

부정한 이득은 어디에 소용되겠는가,

우리는 우리 나라와 우리 가족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베풀어야 하는가,

간단히 말하여 배우라.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어떤 인간이 되도록 의도하시는지,

그리고 그분이 당신들에게 어떤 역할을 감당하도록 명령하시는지를.

 

이라고 말한 페르시우스의 날카로운 책망을 배울 수 있는 장소를 말이다.

 

숭배를 위하여 모인 사람들에게 이런 신적인 계명이 정기적으로 공포되는 장소가 거명되도록 해보라. 말하자면 우리 측에서 그리스도교가 퍼진 곳에는 어디든지 바로 이런 목적을 위하여 세워진 교회를 지적할 수 있듯이 말이다.

 

7. 철학자들의 주장은 신적인 가르침에 속한 권위를 갖고 있지 않았고, 또 사람들이 본성적으로 인간의 교훈에 순종하기보다는 신들의 모범을 따르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어떤 도덕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없었다

 

아마도 저들은 여러 학파의 철학자들과 그들의 주장을 우리에게 상기시킬 것인가? 그렇지만 우선 이런 활동들은 로마가 아니라 그리스에 속해 있다. 그리고 그리스가 로마의 속주가 되었기 때문에 로마에 속한다고 할지라도, 그것들은 신들의 계명이 아니라 아주 예리한 지성을 부여받고 태어난 사람들이 발견해낸 사항이다. 그들은 자연에 대한 관찰을 통하여 은밀한 법칙을 발견해내고, 윤리학을 통하여 옳고 그른 일을 판단하고, 논리학을 통하여 논리의 규칙에 따라 어떤 귀결이 나오며 불합리하고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려고 애쓴 사람들이었다.

 

철학자들이 사람들을 복되고 덕스런 삶으로 인도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발견을 했다고 한다면, 오히려 그들에게 신적인 영예를 부여하는 편이 온당했을 것이다. 갈루스들(사제들)이 거세되며, 거세된 자들이 성별되고, 미친 자들이 자해행위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파렴치할 정도로 잔인하거나 잔인할 정도로 파렴치한 온갖 잔학한 행위가 이러한 신들의 의식에 의하여 명령되는 악마들의 신전에 있느니보다, 플라톤에게 신전을 봉헌하고 거기서 그의 저술을 읽는 편이 얼마나 더 낫고 더 영예스럽지 않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