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남준목사

“설교는 한 사발의 피입니다” / 김남준 목사

새벽지기1 2016. 5. 3. 12:00


설교는 그 진리가 피처럼 흘러져 나오는 토혈과 같은 것

▲김남준 목사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90분이 넘는 설교를 할 수 있는 용기있는 목사는 얼마나 될까.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린 장로회신학대학교 봄 사경회에서 안양 열린교회 김남준 목사는 진지하면서도 기독교 신앙의 모든 핵심을 짚어내는 깊이있는 설교로 장신대 학부생들에게 큰 갈채를 받았다. 김남준 목사를 만나 신학생들과 교제를 나눈 느낌과 설교 등에 관한 그의 지론을 들어보았다.


-이번 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부 사경회에서 말씀으로 인도하고 계십니다. 사경회 기간 말씀을 전하시면서 느끼시는 소감과 사경회 기간 동안 어떠한 주제와 내용으로 말씀을 전하셨는지요.


먼저 소감으로 장신대에 몇 번 방문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보다 학교가 훨씬 많이 발전하고 활기가 넘치는 것 같습니다. 또 제가 신학교를 다녔던 시절이 많이 생각납니다.
이번 대학부 사경회의 주제가 '교회와 민족'입니다. 학교 측에서는 이 주제에 대해 설교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번 사경회 설교는 크게 세 주제로 나뉩니다.

첫째는 하나님이 태초에 세상을 창조하신 목적과 계획이 무엇인지 아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것이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이것을 깨닫고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존재의 목적을 아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모든 것이 멈추어 질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총을 경험했다면 이제는 그분의 기쁨이 되고자 하나님의 율법대로 살아야 합니다. 즉, 성화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또한 우리가 구원받은 뒤 침체에 빠졌을 때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설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제로 교회는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기관으로 이 사회에 가장 우선적인 영향으로 미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교회가 조국을 위해서 무슨 일을 해야 할까에 대해 고민해봐야 합니다. 교회와 민족이 어떠한 관계에 있고 교회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교회는 이 땅을 회복시키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비전을 품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개인이 먼저 변화되고 이것이 사회로 흘러가서 사회가 고쳐지고 변화되는 것입니다.


-지난해 한국의 가장 성공적인 목사 16명 중의 한 분으로 선정되셨습니다. 특별히 김남준 목사님의 설교는 성경의 짤막한 한두 구절을 선택해 청교도적 교리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설교로 유명합니다.

평소 설교 준비는 어떻게 하십니까?


설교 자체를 위한 준비시간보다 성경연구를 하는 시간을 많이 갖습니다. 성경에 관한 교리연구를 하고 설교에서 이것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청교도적인 설교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한가지만의 방식으로 설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후예배에는 교리적인 설교가 아니라 실제적인 삶에 직접적인 문제인 <친구>, <정직>, <게으름> 등 삶의 태도를 바꾸는 그런 주제들을 다룹니다. 주일예배 때 묵직하고 신학적인 중량감이 있는 교리적인 설교를 합니다.
평소에 성경연구는 크게 네 분야로 나뉩니다. 일반적인 성경연구, 제가 관심있는 분야에 관한 연구, 청교도 학자들의 관한 연구, 일반학문에 관한 연구 이렇게 네 분야입니다. 저희 교회에는 이런 연구를 돕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일반학문에 관한 연구는 교회 직원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정치, 경제, 사회, 미용, 육아 등 사회의 전반적인 트렌드에 대해 브리핑 해줍니다.


-설교에 관한 목사님의 지론을 듣고 싶습니다.


한 편의 설교는 한 사발의 피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설교자를 만지고 지나가십니다. 설교는 그 진리가 피처럼 흘러져 나오는 토혈과 같은 것입니다. 설교에 있어서 진리에 대한 지성적 이해, 설교자의 체험, 설교현장에서의 성령의 역사 이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목사님께 가장 어려웠던 설교의 시간이 있으셨는지요.


설교의 시작은 하나님의 설교를 설교자가 먼저 들음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에서 설교자가 먼저 감화를 받고 이를 설교자가 교인들에게 전합니다. 제가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하나님께서 저에게 말씀하지 않았던 때입니다. 치명적으로 어려운 때이죠. 이러한 침체는 무지, 혹은 죄로부터 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때에는 하나님께서 침체를 통해 많은 것을 깨닫게 하십니다. 침체에서 벗어날 때에 '아직 내가 가진 말씀의 지식이 충분하지 않구나!', '또 다른 은혜의 세계가 있구나!'라는 마음으로 보다 겸손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 사경회 기간에서 조나단 에드워즈, 존 오웬 등 청교도 신학자들의 말을 자주 인용하셨습니다. 청교도 신학에 영향을 받으신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다면, 또한 청교도 개혁신학의 매력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청교도 신학을 16세기에서 17세기의 신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청교도들은 이 땅에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장 풍성히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가졌던 사람입니다. 탁월한 지성과 열렬한 영성의 조화를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은 지성과 영성에 있어서 한 쪽으로 치우친 점이 있습니다. 지성적인 논리구조가 탄탄하지 않은 점도 있습니다. 저는 청교도들을 만나면서 이러한 면에서의 고민이 많이 치유됐습니다. 영적인 침체에 있을 때 존 오웬의 논문을 읽게 되었는데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탁월한 은혜의 지식,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대해서 깊은 매력을 느꼈습니다. 특별히 존 오웬의 철저한 성경신앙과 탁월한 지성, 영적체험의 깊이에 많은 감동을 받았고 실제적인 문제들을 그분들의 저작들을 통해 해결 받았습니다. 오늘까지 존 오웬의 멘토링을 받으면서 오늘날의 설교사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성과 영성체험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까?


예수님의 은혜의 세계나 하나님을 아는 것은 지성의 설들을 초월해 있는 것입니다. 믿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믿고 난 다음에 왜 내가 그 분을 믿을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탄탄한 논리를 구축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커다란 사상이 되어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기독교 전통이 지성과 영성이 결합되어 있는 것인데 오늘날에는 이러한 면에서 많이 해체되었습니다. 체험이 없는 지식, 지식이 없는 체험처럼 말입니다. 설교가 무엇입니까? 불붙은 논리입니다. 불을 체험적입니다. 이러한 성령의 계시의 빛을 받아 나오는 지성입니다. 요즘 사람들을 너무 쉬운 설교를 원합니다. 이러한 면에서 마음이 아픕니다.


-목사님의 프로필을 살펴보니 조국교회의 참된 부흥과 그리스도인의 영적 각성에 대해 깊은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조국교회의 참된 부흥이란 어떠한 것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가져야 할 영적각성은 무엇입니까?


참된 부흥은 성경이 제시하는 참된 교회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악하고 타락한 세상 속에서 교회가 깨어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믿으면 안 되겠구나'라는 각성을 하게 될 때 깨어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영적각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적각성이 일어날 때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삶의 태도를 고치게 됩니다. 깨어나는 것이 각성이자 개혁입니다.


-최근 한국교회는 교회 내에서의 자성의 목소리를 넘어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는 현실에 처해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해 한국교회는 진보·보수와의 갈등, 그리고 대교단과 군소교단의 갈등, 교회내 목회자와 장로 및 교인들과의 갈등 이외에 안티그룹들과의 갈등으로 인해 몸살을 앓아 왔으며 올해에도 그 갈등은 해소되기 어려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과 함께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먼저 성경 중심으로 생각하고 하나님께 무릎을 꿇을 수 있는 각오가 돼 있어야 합니다. 치유가 이루어지려면 먼저 하나님의 말씀에 부복하고 말씀에 의해 자신의 삶을 통제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마인드가 교회 안에 가득할 때 교회 안의 문제를 말씀으로 풀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여기에 덧붙여 상호이해와 사랑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역사 속에서 어떻게 평가받을 것인가란 생각으로 깊고 지각있는 행동을 해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성주의 세대라고 일컫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깊고 푸르고 맑게입니다. 깊음은 영적으로, 지성적으로 깊어지고 푸름은 이러한 깊음들이 시대를 변화시킬 수 있을 만큼 번성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개개인로서 투명하고 맑은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송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