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여정/7. 이웃들과 나누는 글

친구 덕분에 나를 돌아볼 수 있어 감사하다

새벽지기1 2015. 7. 10. 08:14

아침은 여전히 새롭다. 또한 신비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생명의 아침이라 하고 부활의 아침이라 했나보다.

새 날이니 다시한번 새 마음을 다짐해본다.

지난 밤 정리되지 않은 상념들도 아침이 되고 보니 그

렇게 자신을 괴롭힐만한 것도 아님을 깨닫게 된다.

아침은 아침이다.

 

서들러 집을 나설 준비를 하다가 시선이 멈추었다.

큰아이가 머물던 방 한구석에 가즈런히  놓여있는 액자가 눈에 들어욌다.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 새롭다.

아내가 고통 중에 있을  때 마지막으로 그린 그림이다.

이름도 알 수 없는 꽃이다 작은 꽃망울이 수 없이 많다.

그 꽃망울 사이로 잠자리 비슷한 곤충이 숨어있다.

아침햇살에 환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작은 아이가 유난히 그 그림을 좋아하고 있다.

벌써 그 그림을 안고 다섯 차례나 이사를 했는데 그 때마다 그 그림을 챙기고 있다.

그리고는 항상 자기  눈에 틔는 곳에 자리를 잡는다.

큰 아이가 떠난 후에는 그 방문을 열면 바로 눈에 들어오는 곳에 놓았다.

어쩌면 출근을 준비하는 중에 자연스레 눈에 들어오게 하려 했나보다.
잠시 생각하는 중에 시간이 흘렀다 서들러 집을 나서야겠다.

 

오늘 따라 메고있는 가방이 무게를 더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그럴만도 하다. 아침 도시락이 들어있다.

감자 두 개와 사과 하나 그리고 물 한병이 들어있다.

거기에다 무거운 카메라까지 들어있다.

현관까지 나왔다가 갑자기 생각나 카메라를 챙겼다.

걷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요즘 생각이 많고 잠을 설치는 날이 계속되고 있어 몸까지 무거워졌다.

빛나는 아침햇살에 이 무거움을 거두어가면 좋겠다.

 

휴암공원 큰바위에 걸터앉아 책을 보고 있는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조금은 나이가 들어보이는데 그 여유로움이 아침햇살에 더 빛나고 있다.

마음 같아선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 고요함을 깰만한 용기가 나에게 없었다.

자꾸만 그 모습을 뒤돌아보게 된다.

이어져 있는 택시회사 입구가 부산하다.

교대시간이 틀림없다.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이 우리네 삶인가 보다.

 

앞에 가고 있던 젊은이들이 갑자기 뛰기 시작한다.

이는 분명 급행시간에 맟추려는 몸부림이겠지.

덩달아 나의 걸음걸이도 빨라지고 있었다.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도 내리치닫는다. 생동감이 넘친다.

그런데 왜 나까지 그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을까?

나는 완행을 타야하는데...

 

사무실에 올라가기 전 잠시 벤치에 걸터앉아본다.

예보된 비소식은 어찌된 일일까.

마치 가을하늘처럼 높고 푸르다.

아침햇살이 조금은 따갑지만 바람결은 제법 서늘하다.

묘한 기분을 자아낸다.

 

덕분에 가방 무게는 가벼워졌다. 

나의 앉고 일어섬도 아시고 나의 깊은 곳도 다 헤아리시는

그 분 앞에 벌거벗은 모습으로 서 있는 느낌이다.

아침햇살이 나의 속을 환히 비추고 있다.

 

분명 인자하신 주님께서 친구와 함께 하시리라.

친구의 간절한 마음도 헤아려 주시고 마음의 소원도 이루어 주시리라 믿는다.

장마소식이 들려오는데 친구의 농장에는 아무런 피해가 없길 두 손을 모아본다.

 친구와 이렇게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

친구 덕분에 나를 돌아볼 수 있어 감사하다.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아보자.
친구야!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