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나타나셔서 바로의 마음을 완악하게 만든 것이 당신이라고 하시면서 다시 그를 찾아가라고 하신다(1절). 바로가 거듭하여 죄를 선택함으로써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을 굳게 했기 때문에, 하나님은 그의 마음을 더욱 완악하게 하여 당신의 능력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하겠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그들의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알게 하려 하신다(2절).
그 말씀을 듣고 모세와 아론이 바로를 찾아간다. 그들은 바로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놓아달라고 요구하면서, 만일 거부하면 이집트 전역이 메뚜기떼의 습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다(3-6절). 모세와 아론이 궁전을 떠나자 신하들이 바로에게 그들의 청을 들어 주라고 간청한다. 이미 일어난 일곱 번의 재앙으로 인해 이집트는 심대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신하들은 바로에게 "임금님께서는 아직도 이집트가 망한 것을 모르고 계십니까?"(7절)라고 간언한다. 지도자 한 사람의 고집이 지속되면 그 피해를 온 백성이 겪게 되어 있다.
신하들의 간언을 듣고 바로는 모세와 아론을 다시 불러 들인다. 그는, 허락한다면 누구누구를 데리고 갈 것이냐고 묻는다(8절). 이스라엘 백성 전체와 가축까지 모두 데리고 가겠다고 답하자(10절) 바로는 호통을 쳐서 두 사람을 내어쫓는다(11절). 이스라엘 온 백성이 이집트를 떠나려는 속셈인 것을 이미 간파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이집트 땅을 향해 손을 내밀라고 하셨고, 그대로 하니 밤낮으로 동풍이 불었고 그 바람에 어마어마한 메뚜기떼가 실려 와 이집트 땅을 덮어 버린다(12-14절). 그 메뚜기떼는 우박의 피해를 입지 않은 나머지 나무 열매와 채소를 모두 먹어 치운다(15절). 사태가 이쯤 되자 바로가 모세와 아론을 다시 불러 들여 "내가 너희와 주 너희의 하나님께 죄를 지었다"(16절)고 고백하면서 재앙이 그치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한다(17절). 모세가 궁궐을 나와 하나님께 기도하니 강력한 서풍이 불어와 메뚜기떼를 몰아간다(18-19절). 하지만 이번에도 위기가 지나고 나자 바로가 또 마음을 바꾼다(20절). 이것이 여덟번째 재앙이다.
얼마 후, 주님께서 모세에게 다시 나타나셔서 팔을 하늘로 내밀라고 하신다(21절). 모세가 그대로 하니 이집트 온 땅에 사흘 동안 짙은 어둠이 내린다(22절). 하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는 어둠이 내리지 않았다(23절). 바로는 다시 모세를 불러 들여 제사 드리러 가도록 허락하면서 가축은 데리고 가지 말라는 조건을 제시한다(24절). 이스라엘 백성은 잃더라도 그들의 재산은 잃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모세는, 제사를 드리려면 제물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 제안을 거절한다(25-26절). 그러자 바로는 다시 변심한다(27절). 바로는 모세를 내쫓으면서 다시 그의 앞에 나타나는 날에는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28절). 모세도 다시는 자신을 볼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답한다(29절).
묵상:
바울 사도는 로마서 1장에서 인간의 죄성을 서술하면서 '하나님의 내버려두심'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그는 "하나님을 알만한 일이 사람에게 환히 드러나 있습니다"(19절)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하나님을 알려 하지 않고 그분이 부여하신 영광을 수치스러운 죄로 바꿉니다. 하나님은 그들이 죄악을 버리고 돌아오도록 끊임없이 부르십니다. 하지만 끝내 하나님의 부름을 거부하고 죄악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럴 경우, 하나님은 "사람들이 마음의 욕정대로 하도록 더러움에 그대로 내버려"(24절) 두십니다. 사도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인정하기를 싫어하므로,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을 타락한 마음 자리에 내버려 두셔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도록 놓아 두셨습니다"(28절)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하나님과 바로 사이에 일어난 변화입니다. 처음에는 바로가 마음을 돌려 스스로 돌이킬 여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약한 재앙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하지만 바로는 번번이 마음을 굳혀 하나님의 부름을 거부합니다. 그의 마음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강고해지자, 하나님은 그를 죄성에 내버려 두십니다. “내버려두다”로 번역된 헬라어 ‘파라디도미’는 “넘겨주다”라고 번역할 수도 있습니다. 끝내 악을 선택한 사람에 대한 마지막 대안은 내어버리는 것입니다. 막다른 지경에 이르러 깨닫고 돌이키든가, 끝내 파멸로 나가든가, 둘 중 하나의 선택만 남습니다.
자신의 고집에 묶여 자신과 온 백성을 파멸로 몰아넣고 있는 바로는 절대군주였지만, 실은 자기 스스로에 의해 포박된 죄수였습니다. 인생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는 하나님에게 내버려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이렇게 경고합니다. “그대는 완고하여 회개할 마음이 없으니, 하나님의 공정한 심판이 나타날 진노의 날에 자기가 받을 진노를 스스로 쌓아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롬 2:5).
기도:
주님, 저희의 매일의 삶이 하나님의 진노를 쌓아 올리는 과정이 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십자가의 보혈로 의롭다 함을 얻고 매일 의를 쌓아 올리며 살게 해주십시오. 하나님의 공정한 심판이 나타날 진노의 날이 저희에게는 감사의 날이 되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올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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