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믿음의 경주 (히 12:1-3)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4. 19. 06:34

해설:

고난을 이기고 달려갈 길을 다 달려간 믿음의 위인들의 이야기를 한 다음, 저자는 “그러므로”라는 접속사를 사용하여 독자를 결론으로 인도한다. 그는 독자들에게, "무거운 짐과 얽매는 죄"(1절)를 벗어 버리고 "우리 앞에 놓인 달음질을 참으면서 달려갑시다"(1절)라고 권면한다. “무거운 짐”은 겉옷을 가리키는 말로 보인다. “얽매는 죄”라고 표현한 이유는 죄가 영적 생활의 진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기서 콜로세움의 경기 장면을 상상하고 있다. 관중석에는 “구름 떼와 같이 수 많은” 사람들이 경기를 지켜 보며 응원하고 있다. 저자는 그들을 “증인”이라고 부름으로써, 앞에서 열거한 믿음의 조상들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암시한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경주를 마친 후에 관람석에 앉아서 뒤이어 달리는 경기자들을 응원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앞에 놓인 달음질”이 남아 있다. 그 달음질을 완주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참으면서” 달려야 한다.

 

경주하는 사람이 골인 지점을 바라보고 달리는 것처럼, 믿음의 경주에 참여한 사람은 예수님에게 눈을 고정해야 한다. “바라봅시다”(2절)로 번역된 헬라어 ‘아포라호’는 “눈을 고정하다”라는 뜻이다. 현재 분사로 쓰였으니,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마십시오”라고 번역하는 것이 좋다. 예수님은 “믿음의 창시자요 완성자”이시다. 앞에서 저자는 예수님에 대해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의 사도”(3:1)라고 표현했다. 우리의 믿음은 예수께서 “부끄러움을 마음에 두지 않으시고, 십자가를 참으심”으로 시작되었다. 그분은 “자기 앞에 놓여 있는 기쁨을 내다보고서” 그 고난을 견뎌 내셨다. 자신의 고난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이루어질 것을 바라보셨다는 뜻이다. 그 믿음대로 그분은 부활 승천 하시어 “하나님의 보좌 오른쪽에” 앉으셨다.

 

“자기에 대한 죄인들의 이러한 반항”(3절)은 예루살렘에서 유대교 권력자들에게 모욕 당하시고 로마 병사들에게 고난 당하신 것을 가리킨다. 예수님은 그 모든 것을 “참아 내신 분”이다. “생각하십시오”라는 말은 “마음에 품고 묵상하십시오”라는 뜻이다. 그렇게 하면 “낙심하여 지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 표현에서 저자는, 독자들이 영적으로 탈진되어 있고 육신적으로 지쳐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어떤 이들은 내적인 회의로 인해, 또 어떤 이들은 외적으로 당해야 하는 시험과 박해로 인해 낙오할 찰나에 있다. 

 

묵상:

저자가 11장에서 믿음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길게 소개한 이유는 내적인 회의와 외적인 박해로 인해 믿음의 길에서 포기할 찰나에 있는 사람들을 격려하기 위함입니다. 저자는 그들에게, 인내로써 그들 앞에 놓인 경주를 완주하라고 격려하면서, 완주를 위한 두 가지의 힘의 원천을 소개합니다.

 

하나는 그들보다 앞 서서 믿음의 경주를 완주한 증인들의 응원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육신의 눈으로 볼 때 그들은 모두 죽었지만, 믿음의 눈으로 보면 그들은 모두 살아 있습니다. 그들은 하늘의 콜로세움을 가득 채운 채, 우리의 경주를 내려다 보면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사도신경을 통해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을 믿습니다”라고 고백할 때, 우리는 하나님 나라에서 우리의 경주를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는 믿음의 조상들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분은 하나님의 아들의 신분으로 우리 가운데 오셔서 가장 낮은 자리까지 내려가셨고, 가장 수치스러운 모욕을 당하셨으며, 가장 견디기 어려운 고난을 당하셨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되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우리가 당하지 못할 모욕과 고난은 없을 것입니다. 그분이 어떤 고난을 당하셨고, 그 고난을 통해 우리에게 주신 약속이 어떤 것인지를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믿음의 여정에서 멈추거나 낙오하지 않을 것입니다.

 

믿음은 긴 경주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길이 어떤 길인지, 얼마나 오래 달려야 하는지, 어떤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을지, 지금은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우리의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적 유혹과 외적 시험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고개를 들어 하늘의 콜로세움을 가득 채우고 응원하는 믿음의 조상들을 기억하고, 우리의 믿음의 창시자요 완성자이신 예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아니, 믿음의 길에 서 있는 동안 항상, 늘 이 두 가지 사실을 마음에 두고 살아야 합니다.

 

기도:

주님, 이 영예로운 경주에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을 향해 오늘도 뛰어 갑니다. 하늘의 콜로세움의 응원석에 앉을 때까지 모든 유혹과 시험과 고난을 통과하여 완주하게 해주십시오. 주님의 이름으로 구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