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전한 전통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며 또 이 같은 일을 많이 행하느니라 하시고' (막 7:13)
바리새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폐한다는 예수님의 비판은 과격하면서도 날카롭습니다. 바리새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과격하고, 그것이 아주 정확하다는 점에서 날카롭습니다. 예수님의 이런 비판은 오늘 우리 한국교회 설교자들에게 딱 들어맞는 이야기가 아닐는지요.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사람입니다. 설교자의 모든 실존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상당한 경우에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신앙경험을 전하거나 심지어 신앙적인 무용담을 전합니다. 이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지 않는다는 말은 설교의 중심이 하나님에게 놓이는 게 아니라 사람에게 놓였다는 뜻입니다. 그것이 때로는 은혜 중심주의로, 또는 교회성장 지상주의로 나타나는데, 어느 쪽이든지 사람이 중심이라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런 사태는 설교자만의 책임이 아닙니다. 하나님에 관한 설교를 듣지 않으려는 청중들의 책임도 막중합니다. 그들은 모두 하나님에 관해서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자신들이 이루어가는 종교적인 업적에만 매달립니다. 물론 형식적으로는 하나님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사람이 주인공으로 자리합니다.
저는 지난 몇 년 동안 설교비평 작업을 하면서 바로 위의 사실 앞에서 늘 놀라곤 했습니다. 종교적 열정이 산을 옮길 것 같은 설교 현장에서 실제로는 하나님의 말씀이 극도로 축소되어 있더군요. 저는 그런 상황을 존재망각이라는 하이데거의 말을 패러디해서 하나님 망각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의 깊이로 들어가려면 이런 상황을 예민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비판을 받은 바리새인들처럼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을 아주 흔하게 폐기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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