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高手)의 한 수
“바둑의 고수들은 대국 후에 자신이 둔 것을 정확히 기억해내서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다시 똑같이 두기도 합니다.
옆에서 대국을 구경한 고수도 바둑돌의 위치와 순서를 잘 기억합니다.”
강대석 저(著) 《철학으로 예술 읽기》(한영문화사, 151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바둑의 고수들은 이른바 복기(復棋)를 합니다.
양 대국자가 서로의 수를 되새겨 보기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두는 것입니다.
단순히 많은 경험 때문이 아닙니다.
한 수 한 수를 다 깊이 생각하며 두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한마디로 ‘의미 있는’ 돌을 두어서 그러합니다.
바둑 알을 한 웅큼 쥐고는 모내기 하듯이 생각 없이 바둑판에 던지면
복기를 할 수 없음을 물론이고, 바둑이 아니라 알까기에 가깝습니다.
인생도 그러합니다.
생각 없이, 의미 없이 사는 인생은 매 순간 눈앞에 다가온 문제를 해결하느라 정신없는 인생일 뿐입니다.
신앙의 고수는 하루의 소중함을 잘 압니다.
작은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면이 되고, 면이 모여 입체가 되듯이,
오늘 하루의 사소한 일이 커다란 숲을 이룰 작은 나무가 되다는 것을 잘 압니다.
따라서 하루의 한 점을 가장 의미 있게 보냅니다.
하루 하루가 모여 인생이 됩니다.
오늘 하루는 새로운 인생의 첫 출발입니다.
주님께서는 겨자씨 하나가 미약해 보이나 마침내 큰 나무가 되어 새들이 깃든다고 하셨습니다.
겨자씨 같은 하루에 충실할 때 큰 나무 인생이 됩니다.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 (마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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