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김명혁칼럼

주5일 근무제에 대하여

새벽지기1 2021. 2. 21. 07:32

 

(이종윤 목사, 이억주 목사)에 대한 응답

 

 

이종윤 목사의 "주5일 근무제는 교회와 국가의 미래를 위태롭게 한다"는 주장은 논리적이며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이 목사는 "주5일 근무제"는 성경정신에 어긋나기 때문에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될 경우 사회질서가 무너지고 국가경쟁력이 감소되며 교회의 전도문이 좁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될 경우 향락산업을 부추기게 될 것이고 소비성향을 크게 자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바른 지적이다.


그러나, 비록 주5일 근무제가 성경정신에 어긋난다고 할지라도, 대한민국을 포함한 지상의 모든 국가들이 기독교정신에 따라서 움직이는 신정국가들이 아니기 때문에 국가들의 정치 및 경제 제도를 기독교정신에 따라서 조직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그리고 현대 상당수의 서구의 국가들이 이미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여 실시하고 있는 사실을 부인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엿새동안 일하라는 말씀을 반드시 엿새동안 자기가 직장에서 하는 일을 계속해서 하라는 말씀으로 해석해야 하느냐는 질문도 제기할 수 있다. 즉 토요일 하루를 직장의 일이 아닌 문화활동이나 사회 봉사활동과 같은 다른 일을 할 수는 없느냐의 질문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프랑스 개혁교회의 부총회장인 장 샤를 탕헤오 목사는 주5일 근무제에 대한 긍정적인 논평을 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노동 시간이 줄어들어 사람들이 더 행복해지면 좋은 것이 아닌가? 노는 시간이 많아지면 사람들이 교회를 안 찾아 올 것이라고 걱정하는 모양인데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프랑스에선 평소에 바쁘다는 이유로 교회 봉사에 소극적이었던 평신도들이 노동시간이 주당 35시간으로 줄어들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봤다"(국민일보,2001.9.6).

주5일 근무제 실시여부는 노사정의 대표들을 포함한 국민적 합의에 기초해서 정부가 결정하야야 할 것이다. 물론 기독교는 기독교적 입장을 분명하게 발표하고 주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독교는 신앙운동을 펴 나아가는 것이 그 본무이지만 신앙운동을 펴 나아가기 위해서 정치참여나 입법활동도 병행할 수는 있다. 그러나 기독교의 본무는 여전히 신앙운동을 선명하게 펴 나아가는 것이다. 주5일제가 도입되든지 주4일제가 도입되든지 기독교는 주일성수와 예배의 본무를 보다 충실하게 수행해 나아가도록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며 아울러 사회적 봉사를 보다 충실하게 수행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미 세류에 휩쓸려 주일성수의 고귀한 전통을 스스로 포기하고 말았다. 주일 아침 일찍 1부 예배를 드린다는 핑계로 주일 저녁 예배를 포함한 주일성수적 삶을 포기한지는 이미 오래 되었고 지금은 세계교회에 그 유례가 없는 소위 "주말교회"라는 괴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정부를 향해 주5일 근무제를 폐지하라고 주장하기 전에 한국교회를 향해 주일성수적 삶을 회복하라고 외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될 경우 토요일을 어떻게 보람되고 생산적으로 활용할 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해본다.

이억주 목사의 "교회 주5일 근무 반대는 신중치 못한 일"은 우리로 하여금 균형 있는 사고를 하게 하는 유익한 글이다. 우선 이 목사는 일주일에 6일은 반드시 일을 해야만 십계명을 준수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성경을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십계명은 안식일을 성별하여 하나님의 날로 거룩하게 지키라는 명령이지 6일 동안을 일하지 않는 것을 십계명을 어긴 것이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참고할만한 점이다. 그리고 주5일 근무가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 그것은 사회정의에 부합되는 올바른 제도라는 것이다.

이억주 목사의 관심은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될 경우 이에 대한 대책을 교회가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바른 지적이다. "교회는 변화되는 환경을 이끌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부정적인 요소는 줄이고 긍정적인 요소는 살려야 하며 기독교 문화를 창출할 기회로 여겨야 한다." "한국교회는 격주마다 하루만 쉬었던 1970년대 이전의 노동환경에서도 주일성수를 신앙의 생명처럼 지켜온 교회이다. 그러므로 이제 휴일이 늘어남으로 인하여 주일성수를 게을리 하여 교회의 쇠퇴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에서 오는 반대보다는 주일을 더 잘 지킬 수 있도록 교육하며 선한 다짐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억주 목사는 계속해서 주일성수에 대한 대형교회의 세속화의 문제를 지적한다. "또 다른 부정적인 요소는 일부 대형교회가 지금도 주일예배를 못 드리는 사람들을 위해서 토요일에 예배를 드려 주는 일로 인하여 주일성수를 안 하는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는데, 이제는 주 5일 근무가 전면적으로 실시된다면 금요일에 예배를 드려줌으로 주일성수 신앙을 크게 훼손시키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올바른 지적이다.

그리고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될 경우 이를 긍정적으로 활용할 적극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주 5일 근무로 인하여 얻게 될 긍정적 요소는 살려야 한다. 먼저 주일인 일요일에 치르는 국가자격증 시험이나 공무원 시험을 토요일로 옮기는 일이다. 다음으로 새로운 교회의 문화를 창출해내야 한다." "이제는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말씀 실천의 문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봉사활동, 전도활동, 계층별 혹은 부부가 함께 하는 성경공부을 장려하고 휴일을 건전하게 보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교회는 역사적으로 언제나 빨간 카펫이 깔려있는 길을 걸어왔던 것이 아니다. 험난한 길에서 장애물을 제거하면서 교회가 나아가야 할 앞길을 개척해 왔다. 이제 한국교회는 머지 않은 미래에 교회와 사회환경의 큰 변화를 가져올 주5일 근무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나 두려워하지 말고 새시대의 기회라고 여겨 준비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응답자는 여기서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될 경우 토요일을 어떻게 보람되고 생산적으로 활용할 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싶다. 토요일에 보람되고 유익한 신앙적, 봉사적 및 문화적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람을 개 교회들이 만들어 제시하자. 때로 주말에 집과 교회를 떠날 경우 방문하는 지역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며 지역교회와 유대를 맺을 수 있도록 지역교회의 예배와 사역을 활성화하자.

 

(2001.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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