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권혁승교수

청년의 때에 창조주를 기억하라 (전 12:1-2)

새벽지기1 2017. 11. 23. 07:18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에, 나는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들이 가깝기 전에 해와 빛과 달과 별들이 어둡기 전에, 비 뒤에 구름이 다시 일어나기 전에 그리하라" (전 12:1-2) 

 

젊음은 그 자체가 자랑스러운 보물이다. 히브리어로 ‘젊은이’를 ‘바후르’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선택하다’라는 뜻의 동사 ‘바하르’에서 파생되었다. 젊음은 모든 사람이 기꺼이 선택하는 선망의 대상이라는 뜻이다. 젊음은 희망찬 미래를 향하여 열린 문이기도 하다. 젊음의 색깔이 푸른 것도 그 때문이다.

 

젊음은 미래를 위하여 무엇인가 가치 있는 것을 준비할 때이다. 자신에게 적합한 스펙을 쌓아 개인의 자산 가치를 높이는 것도 젊어서 해야 할 일이다. 평생을 함께 살아갈 인생의 동반자를 찾아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도 젊을 때 할 일이다.

 

그런데 오늘의 성경말씀은 젊은 청년의 때에 창조주를 기억하라고 강조한다.

 

창조주를 기억하려면, 그분을 직접 만나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기억은 실제와 상관없는 허상이나 망상에 불과하다. 기억한다는 것은 과거의 실제 경험을 되살려 지금 여기에서 그것을 재연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창조주를 기억하라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을 만나라는 강조이기도 하다.

 

하나님을 만나면 삶의 가치가 뒤바뀐다. 가치관이 바뀌면 삶 전체가 바뀌는 변화가 일어난다. 그때까지는 삶의 주인이 자기 자신이었겠지만, 하나님을 만난 이후로는 주인이 창조주 하나님으로 바뀐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본래의 방향과 의도대로 우리를 이끌어 가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생의 가치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얼마나 바르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의미 있고 값진 삶을 살려면, 자신이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그것은 자신을 만든 창조주을 만나야 가능하다. 창조주를 만나는 경험이 곧 내가 살아가는 의미와 가치를 바르게 아는 길이다. 

 

젊은 청년의 때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시기이다. 청년의 때가 지나가면 곧바로 곤고한 날, 아무 낙이 없다고 한탄하는 노년기가 찾아온다. 젊음이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라면, 노년은 젊을 때 하나님을 만남으로 시작된 가치 있는 삶을 거두는 시기이다. 심은 것이 없으면, 거둘 것도 없다. ‘곤고하여 아무 낙이 없다’는 것은 젊을 때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이 없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래서 청년의 때 창조주를 기억하라고 강조한 것이다.

 

청년의 때 창조주를 기억하라고 말씀하신 하나님께서는 그분을 만날 기회도 마련해 주시는 분이시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신 것 자체가 우리를 만나 주실 근본바탕을 마련하여 주신 것이다(창 1:27). 그분은 우리와 동행하기를 원하시는 분이시다. 인간이 타락한 이후에도 하나님은 끊임 없이 우리를 찾아와 주셨다. 마침내는 직접 육신을 입으시고 이 땅에 오시어 우리와 함께 사셨다. 그분이 곧 길이요 질이요 생명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요 14:6). 그분은 우리의 죄를 대신 갚아주시기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고, 죽으신지 사흘 만에 무덤에서 부활하여 우리의 영원한 구세주가 되셨다. 하나님께서 구원의 길을 완전하게 마련하여 주신 것이다.

 

군 생활은 분명 힘든 과정이지만,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군인이 되려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머리도 깎아야하고 입던 옷도 다 벗어던져야 한다. 보이는 것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도 다 내려놓아야 한다. 자신을 내려놓는 것, 그것이 곧 하나님을 만나는 기회이다. 하나님은 낮은 자를 찾아 낮은 곳으로 내려오시는 분이시다.

 

내가 군에 입대한 것은 지금부터 정확하게 37년 전인 1974년 6월이었다. 논산훈련소가 아닌 증평에 있는 37예비사단 훈련소였다. 그때 힘든 군 생활 속에서도 매일 점심시간마다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하였다. 그렇게 기도하던 어느 날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 목회자의 길을 가게 되었다. 군 생활이 나에게는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소중한 기회가 된 것이다. 그것은 나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던 일생일대 최대의 사건이었다.

 

이아샤 선지자도 “너희는 여호와를 만날 만한 때에 찾으라. 가까이 있을 때에 그를 부르라”(사 55:6)고 하였다. 지금 여기에서 보내고 있는 군 생활은 창조주이신 여호와를 찾고 그를 부르기에 적합한 때이다.

 

오늘 하나님을 만난 인격적 경험을 근거로 많은 분들이 세례를 받게 되었다. 그 경험은 오늘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생동안 지속적으로 기억하며 자신의 삶 속에서 재연시킬 중요한 사건이다. 그래야만 창조주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직접 이끌어 가시는 참 주인이 되실 수 있다. 그것이 청년의 때에 창조주를 기억해야 할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