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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뤼바인, 1월9일(수) / 정용섭 목사

새벽지기1 2025. 1. 13. 06:06

 

     위 사진은 글뤼와인이다. 얼마 전에 선물로 받았다. 잔에 따라서 전자레인지에 데워 마셔보니, 맛이 그럴 듯했다. 처음 혀에 닿는 맛은 달착지근했고, 마시고 난 다음의 뒷맛은 전통 포도주처럼 쌉싸름했다. 오랜 만에 옛날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1983년 성탄 즈음이라고 생각되는데, 내가 신학공부를 위해 잠시 들렸던 독일 쾰른의 노이마크트 광장에서 저 와인을 파는 포장마차를 보았다. 사람들은 입으로 호호 불어가면서 저 와인을 마셨다. 구운 소시지를 가운데 넣은 길쭉한 빵을 씹으면서 말이다. 지금 기억이 정확하지가 않다. 저 와인을 사 마셨는지 아닌지. 한 컵만 사서 아내와 나눠 마셨는지. 가난뱅이 유학생이라서 1마르크도 아껴야 하기에 사먹지 않았을 수도 있고, 하도 신기해서 한 잔을 마셨을지도 모르겠다.

 

     저 포도주는 독일어로 글뤼바인(Glühwein)이라고 한다. 글뤼는 뜨겁다는 뜻의 동사 ‘글뤼엔’에서 어미를 뺀 단어고, 바인은 와인을 가리킨다. 프랑스어로는 뱅쇼(vin chaud), 영어로는 멀드와인(mulled wine), 북유럽 언어로는 글뢰그(Glögg)라고 부른다.

 

     나는 매월 첫 주일에 성찬식을 집행하면서 포도주를 늘 새롭게 느낀다. 저런 액체가 지구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이 놀랍다 못해 신비롭다. 바울도 디모데에게 건강을 위해서 정기적으로 포도주를 마시라고 권면했고, 예수님의 첫 기적도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것이었다. 글뤼바인은 감기에도 좋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