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규합하여 통일 왕국을 이루고 예루살렘을 새로운 수도로 정한 다윗은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겨올 계획을 세웁니다. 그는 지도자들과 의논 합니다(1-3절). “사울 시대에는 우리가 궤 앞에서 하나님의 뜻을 여쭈어 볼 수가 없지 않았습니까?”(3절)라는 말에 사울의 실패가 암시되어 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뜻을 묻는 대신 점술가들을 찾아 다녔습니다. 다윗은 언약궤를 예루살렘에 모셔 놓고 하나님의 뜻을 여쭙고 행하려 한 것입니다. 이스라엘 온 백성은 그 결정을 기쁘게 받아 들입니다(4절).
당시 언약궤는 기럇여아림에 있었습니다. 다윗은 이스라엘의 온 백성을 불러 모아 기럇여아림에 있는 아비나답의 집으로 올라갑니다(5-7절). 언약궤는 레위인들 중 고핫 자손이 어깨에 짊어져 옮겨야 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새로 수레를 만들어 언약궤를 실었습니다. 언약궤를 실은 수레가 예루살렘을 향해 앞서 가고 다윗과 백성은 그 뒤를 따라가며 흥겨워 했습니다(8절).
그러던 중에 큰 소동이 일어납니다. 수레가 기돈의 타작 마당에 이르렀을 때 소들이 뛰어서 언약궤가 떨어지려 했고, 수레를 몰던 웃사가 엉겁결에 언약궤에 손을 댑니다. 그 순간 웃사가 그 자리에서 즉사합니다(9-10절). 언약궤가 몸에 닿으면 죽음을 당할 것(민 4:15)이라는 경고가 그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 일로 인해 다윗은 하나님께 분노합니다(11절). 자신의 선의를 하나님이 아신다면, 그 정도는 눈 감아 주실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는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기기를 포기하고 가드 사람 오벳에돔의 집에 보관하게 합니다(12-13절). 언약궤는 그 집에 석 달 동안 보관 되었는데, 그 사이에 주님께서는 오벳에돔의 집에 복을 내려 주십니다(14절).
묵상:
언약궤를 새로운 수도 예루살렘으로 모셔 오는 것은 여러 가지 점에서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다윗은 사울과 달리 항상 하나님의 뜻을 여쭙고 그 뜻을 따르고 싶었습니다. 언약궤를 가까이에 두는 것은 하나님의 뜻대로 통치하고 싶어하는 그에게 꼭 필요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정치적으로도 이것은 신의 한수와 같았습니다. 언약궤를 새로운 수도에 모심으로써 새로운 임금으로서 자신의 정통성을 높일 수 있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구심점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언약궤를 모셔 오는 일을 국가적 행사로 기획했습니다. 언약궤를 실은 수레 뒤로 이어진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았을 것이며 백성은 흥겨움에 취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모습을 기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수레가 기돈의 타작 마당에 이르렀을 때 충격적인 사건을 일어나게 하십니다. 언약궤를 중요하게 여겼다면, 언약궤를 옮기는 절차에 대한 지침을 그대로 따라야 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그 지침을 가벼이 여겼습니다. 그래도 괜찮을 줄 알았을 것입니다. 웃사가 언약궤에 손을 댄 일로 인해 즉사 당하자, 다윗은 분노합니다. 이 일로 인해 행렬은 중단 되고 언약궤는 다시 이방 사람의 집에 보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그 집에 복을 내려 주십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이 사건은 다윗의 하나님 인식에 있어서 거대한 도약의 사건이었을 것입니다. 그동안에 하나님은 늘 다윗과 함께 하며 그의 도움이 되셨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를 도우시는 분으로 존재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그보다 더 크신 분입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다윗은 그동안 알고 있던 하나님에 대해 다시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조종하고 이용할 대상이 아니라 예배하고 경외하고 순종해야 할 대상으로 보게 되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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