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박영돈목사

작은 교회 목사의 애환

새벽지기1 2016. 4. 19. 06:37


작은 교회 목사의 애환


나는 11년 동안 서울에 있는 작은 교회를 섬기고 있다. 처음보다는 교인수가 많아졌지만 여전히 열악한 상태이다. 한 교인이라도 떠난다고 하면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다. 재정적으로 헌신하던 교인이라도 떠나면 그 공백이 휑하니 드러난다. 청년들도 취업하면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모든 것이 잘 갖춰져 있고 펜시한 분위기에서 멋진 예배를 부담 없이 드릴 수 있는 교회를 찾는 이들이 많다. 상가에 세든 영세하고 초라하기 그지없는 교회를 구태여 찾는 이는 가뭄에 콩 나듯 하다.


우리 교회가 어려운 이들을 돕는다는 소문을 들어서 인지 도움받기 위해 오는 이들만 늘어난다. 지출해야 할 일만 늘어나는 만큼 목사의 시름도 깊어진다. 주는 만큼 채워주신다는 주님의 약속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일까. 그러기에는 작은 교회의 목회현장이 너무 척박한 것 같다. 어떤 작은 교회 목사가 큰 교회를 보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고 하던데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대형교회에는 사람들이 미어지는데 작은 교회는 찾는 이 없이 적막하기만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 빈부의 차이가 극심하듯이 교계에도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이 그대로 나타난다. 목사와 교인들이 자기희생의 십자가 길과 정신을 따르지 않는 한 이 문제의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박영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