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컬럼

권력무상(權力無常) / 신동식 목사

새벽지기1 2025. 9. 2. 07:18

권력무상(權力無常)

 

우리 말에 부자는 삼대는 간다가 있습니다. 1세대는 부를 만들고자 온 힘을 다합니다. 그리고 2대에게 부를 넘겨줍니다. 2대는 물려받은 부를 잘 관리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3대가 되면 노력없이 얻은 부를 감사하게 생각하지 않고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리고 방만하게 사용합니다. 결국 4대는 더 이상 부자라고 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됩니다. 그래서 부자는 3대를 못 간다는 말이 생긴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말이 모든 부자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말입니다. 그래서 인생무상(人生無常)이라는 말을 합니다. 사람의 일생이 덧없이 흘러감을 두고 이르는 말입니다. 그런데 인생만 그럴까요? 부자의 삶만 그럴까요?

 

권력은 어떨까요? 권력이 3대를 간다는 말은 아마도 왕정 시대에는 어느 정도 통용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권력 역시 오래 가지 못합니다. 권력투쟁에서 살아남아야 다음 대를 기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 권력은 더욱 심합니다. 입헌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은 무한정이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보면 법에 정한대로 5년입니다. 5년의 권력을 갖습니다. 국회의원은 4년입니다. 물론 국회의원 가운데 6선 이상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도 매번 4년이 지나 선거가 오면 국민들에게 굽실거리는 존재가 됩니다. 그러기에 권력은 다음 대를 기약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권력을 이용하여 탐욕을 채우다가 발각되어 쪽박을 찬 사람이 부지기수입니다. 굽실거리고 금배지 달고 투자한 돈을 회수하기 위하여 범죄의 자리에서는 한심하고 쓰레기 같은 존재입니다.

 

권력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가장 불쌍하고 초라한 존재가 됩니다. 권력을 자기 욕망을 채우는 도구가 아닙니다. 그런 마음이 있으면 권력을 탐하면 안 됩니다. 이것은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목회하고 정치를 한다면 권력을 남용하는 버러지가 됩니다. 모든 권력이 다 같습니다.

 

권력을 남용하면 패가망신합니다. 단지 집만 망하는 것이 아닙니다. 역사에서 동네북이 됩니다. 누구에게나 발로 차임을 당하는 존재가 됩니다. 권력은 남용하면 자신도 망하고 가족도 망하고 함께하였던 동지도 망하고 속해 있던 조직도 망합니다.

 

교회도 망할 때 반드시 권력 남용이 존재합니다. 목사의 권력 남용은 교회를 혼돈에 빠지게 합니다. 장로의 권력 남용은 교회를 전쟁터로 만듭니다. 그리고 직분 자의 권력은 남용은 교회의 건강성에 적신호를 가져옵니다. 그렇게 남는 것은 무엇입니까? 교회의 패망입니다. 자기 신앙의 파괴입니다.

 

권력은 아름답고 탐스럽지만, 독이 가득한 과일과 같습니다. 바르게 사용하지 않으면 아름다움과 탐스러움에 취하여 독살당합니다. 권력의 속성이 이러합니다. 그래서 권력 무상이라 말합니다. 어제까지는 상아 상과 침대에 자고 일어나 어린 양과 소를 먹었지만, 오늘은 땅바닥에 자고 깡통에 물 말아먹는 신세가 됩니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리스의 알렉산더 왕이 자신의 관에 구멍을 뚫고 자신의 빈손을 내보이게 하였다는 이야기는 권력을 소유하고자 하는 이들이 새겨 들어야 합니다.

 

중국의 고사성어에 "호사유피 인사 유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는 말입니다. 이 땅에서 살다가 죽은 사람들은 역사 속에서 살아있습니다. 좁게는 가족 속에 살아있고, 또는 공동체 속에 살아남습니다. 교회사에 기록된 이름이 이러한 예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넓게는 역사 속에 살아남습니다. 이름은 그 사람의 인생을 표시하는 말이 됩니다. 네로, 히틀러라는 이름은 악한 독재자의 이름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바흐나 헨델 그리고 유관순, 안창호, 장기려 같은 이름은 많은 이들에게 존경의 대상으로 남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예배하는 것은 예수님의 이름이 구원이기 때문입니다. ‘주 예수님 제가 예수님을 믿습니다라는 이 짧은 고백이 인생 전체를 바꾸게 합니다.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합니다. 누구의 이름을 부르고,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 놀라운 역사가 일어납니다.

 

이름은 무게가 있습니다. 우리가 가볍게 부르는 이름이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닙니다. 그 이름이 어떻게 역사 속에 남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존재하는 것은 이름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름이 있음은, 이 땅에 존재하였음을 의미합니다. 이름이 그만큼 존귀합니다.

 

이처럼 권력자도 반드시 이름을 남깁니다. 어떤 이름을 남길지는 권력자의 태도에 달려있습니다. 권력은 잠시의 즐거움을 주지만 그 마지막은 슬피 울며 이를 가는 모습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래서 권력무상이라고 말합니다. 이 사실을 알면서도 권력을 탐하고, 권력의 참된 의미를 망각하는 자는 배설물과 같은 존재입니다. 아무 가치가 없습니다. 배설물을 입에 물고 다니는 사람은 없습니다. 예외 없이 뱉어버립니다. 그런 의미에서 권력 무상을 체험하고 있는 시대에 보이지 않지만, 영원한 것을 바라보는 것이 무상에 빠지지 않는 유일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