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소리내기
공동기도에서 내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함께 소리 내서 읽는 행위이다. 주보에 나온 기도 내용을 그냥 읽기만 하면 다 잘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다. 모든 사람들의 읽기 호흡이 다르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중구난방으로 소리가 날 수 있다. 몇 가지 유의 사항이 있다.
우선 모든 사람들이 호흡을 함께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어떤 이들은 다른 사람보다 미세하게나마 약간 빠르게 소리를 내고, 또 어떤 사람은 뒤로 처진다. 완벽하게 일치시키기는 힘들겠지만 서로 노력하면 어느 정도는 어울리게 된다. 우리 교회에서는 아예 비상조치로 끓어 읽어야 할 부분에 표시(/)를 해두었다.
모든 회중들이 비슷한 성량으로 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 어떤 분들은 입 안에서 우물거리는 소리를 내고, 또 어떤 분들은 너무 큰 소리를 낸다. 모두가 가능한대로 적당한 소리를 내도록 해야 한다. 사람마다 성대의 능력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완벽하게 일치된 소리를 내기는 힘들겠지만 노력하면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으면서 자기 소리를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공동기도에 참여한 회중들은 자신들이 지금 성가 합창을 부른다고 생각하면 된다. 합창에서 소리를 아예 내지 않거나 기어들어가는 소리를 내면 곤란하고, 자기 목소리를 자랑하듯이 큰 소리를 내도 곤란한 것처럼 공동기도도 역시 그렇다. 공동기도는 가락이 없는 찬송이고, 찬송은 가락이 있는 기도다. 가락이 없는 기도를 드릴 때도 느낌만은 가락이 있다고 여기는 게 좋고, 가락이 있는 찬송을 부를 때도 기도를 드린다는 느낌으로 소리를 내는 게 좋다.
예배에서 소리, 또는 울림은 그 어떤 경험보다 더 깊이 있게 영적인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여러 명이 함께 소리를 내서 드리는 기도 소리는 다른 그 어떤 것으로 대체될 수 없는 신비한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회중들이 그런 소리 사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예배에 집중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거룩한 예배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사야가 성전에서 ‘상투스, 상투스, 상투스!’라고 노래하는 스랍들의 합창소리를 들었다는 것과 비슷한 게 아니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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