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예수의 믿음 / 정용섭 목사

새벽지기1 2025. 3. 21. 05:56

지난 설교 마지막 단락에서

우리의 믿음이 아니라 예수의 믿음으로

우리가 생명을 얻는다고 말했다.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는 설교 제목에 따르면

당연히 우리의 믿음이 강조되어야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예수의 믿음이 강조되었다.

 

기독교 신앙에서 기독교인 각자의 믿음은 물론 중요하다.

각 개인의 믿음을 통해서 의롭다 인정받는다는 사실이

기독교 신앙의 중심이라는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그 믿음이라는 게 간단한 게 아니다.

이 세상적적인 원리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그것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하시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그 어둔 시간을 견뎌내기는 불가능하다.

믿음의 근처에 이른 사람들은 있을지 몰라도

실제로 믿음의 중심에 들어간 사람은 없다.

 

예수는 하나님과 본질이 동일한 분이기 때문에

그에게만 궁극적인 차원에서 믿음이 가능하다.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을 너무 신성으로만 접근하기 때문에

그가 하나님을 믿었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예수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적 실존 안에서 살았다.

회의, 불안, 절망감이 우리와 똑같이 그에게도 있었다.

그가 미래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을 믿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런 점에서는 그의 믿음도 우리와 똑같이 한계가 있었지만

어떤 결정적인 사건으로 인해서

그의 믿음은 우리와 질적으로 다른 것이 되었다.

그에게 일어난 부활 사건이 그것이다.

그 부활의 능력 안에서 그의 믿음은 생명과 직결된다.

 

설명이 좀 복잡하게 되었다.

이렇게 정리해야겠다.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절망감에 빠진 적이 있었으나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줄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그가 하나님을 온전하게 믿었다는 뜻이다.

그의 믿음으로 이제 온 인류는 생명을 얻게 되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를 믿는 것이다.

 

이게 별로 중요하지 않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다.

전통적으로 생각하던 믿음과 다를 게 없다고 말이다.

거기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

기독교인들은 겉으로는 예수님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기의 믿음을 믿는다.

자기가 예수님을 믿고 있다는 그 사실에 떨어지고 만다.

그런 사람들은 예수가 누군지에 대해서 관심이 없고

무조건 믿기만 하면 된다.

오늘 교회 현장에서는

믿음조차도 자기 의(義)로 떨어졌기에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