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기독교개혁신보컬럼

중독 / 이재헌 목사(새과천교회)

새벽지기1 2021. 10. 23. 07:13

“방송 속에 자신을 던져버리는 사람들 많아”

 

얼마전 우리 모두의 귀를 의심케 할 만한 뉴스가 있었다. 게임 중독에 빠진 젊은 부부가 생후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자신의 아이를 굶어 죽게 내 버려두었다는 사건이다. 정말 무어라고 할 말조차 잊게 만드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생후 3개월 된 아이 굶겨 죽이다니

 

사람이 가진 사랑의 감정 중에 가장 끊을 수 없는 본능에 가까운 사랑이 자식 사랑이라고 했다. 더구나 그들이 중독되어 빠져있던 게임의 내용이 사이버 상에서 아기를 키우는 게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한 숨조차 멎어 버리는 것 같다.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여기까지 오도록 했는가? 하나님은 자신의 형상을 따라 사람을 창조하시면서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셨다. 참으로 놀라운 복이며 은혜라고 할 수 있다. 오직 사람이라는 피조물에게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다. 하지만 이것이 무엇이든 아무 규제도 이유도 없이 아무렇게나 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유 의지(free will)는 자신의 행동과 결정을 스스로 조절,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동시에 이 자유의지에는 반드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동반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중요한 사실을 잊고서 단지 자유로움을 벗어나 방종을 즐기며 그 속에 자신을 던져버리고서 결국은 깊은 중독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이것이 비단 게임뿐 이겠는가? 음식, 행동, 취미, 운동, 생각 등등 모든 삶의 영역에서 인격적인 의지를 거스리는 중독의 폐해는 그 수를 셀 수 없다.

 

이 안타까운 현실은 교회 안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목회자 자신이나 또 목회의 대상인 성도들도 동일한 죄성을 가진 인생임을 생각할 때에, 목회자로 부름 받은 자들이나 그들을 통해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배우며 경험하는 성도들 모두가 사방에서 우겨 싸며 다가오는 갖가지 중독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사이버 상의 가상현실 속에 있는 아기를 키우기 위하여 혈육을 나눈 실제의 생명을 죽도록 내 버려둔 비정하고도 비인간적인 부모의 이야기가 어찌 그들만의 
이야기이겠는가?


견고한 성을 쌓은 것처럼 높이 쌓아 올린 자기 만족의 신학 세계 안에서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고 보람이 되고 만족이 되는 신학적 사고의 중독에 빠져 있기에, 오염된 공기 속에서 순간순간의 삶을 지켜 나가기에 헉헉거리는 성도들의 현실적 필요를 외면하고 있는 신학 중독증 목회자의 모습이 혹 나의 모습은 아닐까?

 

반복적인 교육과 최선을 다하는 영적 인도의 손길을 외면한 채 끝없이 펼치는 자기 고집과 현실주의적 핑계에 가득 찬 성도들로 인해 지쳐가는 목회적 갈등을 피하면서 바른 교훈과 목양의 양심보다는 타협적이고 인기 관리의 바람타기 목회에 중독된 것이 혹 나의 모습은 아닐까? 현대화, 대형화, 화려한 외형주의에 빠져있는 사회를 비판하며 바른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면서도 어느새 고급화를 넘어 귀족화, 차별화된 교회의 모습과 거대한 몸집의 대표적 인도자라는 자부심으로 인정받기 좋아하는 스타주의 목회에 중독된 모습은 아닌가? 누구보다도 바르게 배우고 바르게 실천하며 바르게 양육한다는 최선의 자부심과 자신감이 시간이 갈수록 사람의 눈에 보이는 초라한 열매만을 안겨 줄 때에 오히려 열등감을 대신하는 구차한 모습인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자기 아집과 고집적 만족에 빠져있는 자아중독증의 모습이 나에게는 없는가?

 

이런 생각들을 나열하면 할수록 더 많아지는 부끄러운 모습들이 거울을 보는 듯스쳐 지나 간다. 사이버 아기에 정신을 뺏겨 혈육의 아기를 죽음으로 방치하며 몰아낸 한심하고 기막힌 그 사람들의 모습이 목양의 현장을 묵과한 채 신학적이거나 혹은 목회적인 이론과 얄팍한 경험과 꺾을 줄 모르는 고집에 중독된 내 모습을 비쳐주는 거울이 된다. 

 

자기 아집에 빠져서 살지 않아야

 

다시금 머리를 가다듬고 옷매무새를 고치며 진실된 마음으로 무릎을 꿇는다. ‘모든 일에, 모든 순간에 하나님 앞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거룩한 CORAMDEO의 신전사상(神前思想)에 중독된 하나님의 목회자로 서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