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기독교개혁신보컬럼

과학과 영혼 / 김영규 목사(남포교회 협동목사)

새벽지기1 2021. 8. 5. 06:15

“영혼의 영적 세계는 물질 세계와 달라”

 

과학의 시대에 영혼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화란 자유대학이 기독교 대학으로서 실패했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1970년대 이후 기독교 학문론을 추구하는 제 학문분야들이 현대 과학과의 대화과정에서 인간이 육체와 영혼으로서 구성되었다는 견해를 서서히 포기한데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영혼의 실체 부정해선 안돼

 

영혼 문제는 단순히 인간론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구원과 직접 관련된 기독론 문제요, 천국과 지옥 그리고 부활에 관한 문제이며, 신학의 근본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제 과학들이 자신의 고유한 학문적 영역들을 포기하고 몇 가지 근원적 학문 영역에 흡수되거나 구조조정을 받을 정도로 급하게 통합학문으로 발전되면서, 신학적 주제들도 더 관심이 놓아졌다. 법학을 제외한 철학, 윤리학, 고고학, 문화인류학, 언어학, 경제학 등 사회과학들은 뇌 과학에 흡수되거나 통합되어 발전될 가능성이 높아 졌다. 뇌 과학과 다른 학문 분야들이 얼마나 통합되어 발전될 수 있는지는 뇌 과학이 미시세계와 거시세계에 있어서 그 영역을 얼마나 포괄적으로 다루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미래 사회의 시민들 앞에 성경의 가르침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려면 뇌 과학과 대화하는 전문화가 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영혼의 기원과 죄의 원천에 있어서 이제 분자 생물학의 깊은 정보들을 공유하고 뇌 과학의 제반적 학문적 결과들과 독립적이고 다른 해석을 가능케 하는 독자적 연구활동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주후 529년 오랑쥐 공의회를 통하여 펠라기우스주의자들에 반대하여 몸만이 아니라 영혼까지(겔 18:20) 전인의 부패와 죄책을 믿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원죄의 직접적인 전가를 믿을 때 각 개인의 영혼 창조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혼란이 있어왔다. 즉 부모로부터 영혼의 유전에 대한 이해가 성경적 근거들이 더 많은 영혼의 창조에 대한 이해와 서로 충돌이 될 수 있다고 믿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영혼 속에 죄의 직접적인 유전적 전가의 정당한 점을 이해하고자 할 때 분자 생물학의 영역까지의 거시세계의 정보와 연결되어 이해해야 하고, 하나님의 영혼 창조는 극 미시세계의 정보와 연결되어 이해해야 할 위기에 와 있다. 이는 영혼의 세계와 다른 물질세계의 한계가 무엇이고 그 세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보사회로 가면서 정보로서만 존재하는 존재(being only as information)와 위상기하학적 존재들(topological beings) 사이의 개념적 구별이 점점 더 뚜렷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영이나 혼 등의 개념들이 바람과 호흡과 같은 공기의 이동으로부터 구체적인 표상을 찾아 형성되었다면, 이제 컴퓨터의 정보의 개념에 의해서 자연이나 물질의 상태를 이해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졌다는 말이다.


존재론적 사고에서 기능적인 사고로 전환되었다는 것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무엇(What)의 시대’로부터 ‘어떻게(How)의 시대’로 전환되었다는 의미이다. 그런 시대의 경우 물질세계와 가상세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위상기하학적 세계들만이 있다는 말이 된다. 컴퓨터의 하드나 디스크들에 저장되는 방식도 물질의 표면의 나노세계 안에 양자택일의 구조방식에 의해서 저장되고 있을 뿐이고 그것도 역시 위상기하학적 존재방식이다. 즉 순수하게 정보로서만 존재하는 존재가 아니다. 시간의 크고 작은 단위나 물질의 존재방식 혹은 그 물질의 크고 작은 모양들이 한 단위의 정보로서 존재하는 방식은 모두가 정보로서만 존재하는 존재가 아니라 위상기하학적으로 존재하는 것들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문제는 하나님의 의지가 근원적 원인이 되어 창조 전 작정된 정보들로서만 존재하는 모든 피조물들이 명하여 처음 존재하기 시작하여 능력의 말씀으로(히 1:3) 계속 유지되는 과정에서 영혼은 어떤 위상기하학적 존재로 존재하기 시작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지금의 모든 물질의 기원은 시간과 공간의 기원과 더불어 풀어지고 에너지의 절대운동(가속=등속)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물질세계와 다른 세계가 영혼의 영적 세계이다. 그러나 성만찬 안에 그리스도의 임재처럼 영혼은 항상 그 자체로 편재하는 전 존재(in seipse ubique totus)이거나 모든 것 전체를 통하여 편재하는 전 존재(per totum ubique totus)가 아니다. 그렇다고 영혼은 어떤 양자 안에 그 전체들이 있는 존재도 아니다. 여기에 있으면, 거기에 없는 존재이다. 다만 그 창조의 시작에서부터 하나님의 의지에 의해서 창조되어(렘 38:16; 사 57:16; 슥 12:1) 물질과 결합할 수 있고 
다시 하나님의 의지와 명령에 의해서 다시 육체로부터 분리될(전 12:7; 마 10:28) 수 있는 존재이다. 

 

영혼은 육체와 결합된 순간부터 결합되어 있는 동안 한 개인의 모든 정보들이 모아져 있는 정체성 정보의 총화가 있는 비가역적이고 위상기하학적 존재이다. 거기에서는 육체 없이도 죄책이 있고 부패가 있으며 목마르고 고통할 수 있는 존재일 수 있고 어떤 의미에서 하나님에 의해서만 비로소 그 정보들이 지워질 수 있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육체 없이도 영혼은 존재해

 

영혼 속에 하나님의 형상의 원형이 있다면, 육체를 주도하는 능동성은 육체에 선행하여 그 영혼 속에서 찾아야 할지 모른다. 우리는 영혼 속에서 지금 과학에 의해서 증명될 수도 없고 물질세계의 어떤 표상으로 이해될 수 없는 기적과 질서의 극치의 세계를 관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