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박형호의 포토에세이

봄날의 실수

새벽지기1 2020. 9. 20. 07:52

 

망했다....

어제 지리산 계곡을 오르면서 봐 둔 철쭉 포인트...

새벽어둠이 걷히기 전 집을 나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도착한 곳이다.

촬영하기 좋은 위치를 가려니 물을 건너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다.

신발과 양말, 가방도 벗어두고 카메라와 삼각대만 메고 계곡물을 건넌다.

아직 물이 차 발이 시리다.

그러거나 말거나 정신없이 촬영한 후 집에 도착하자마자

배고픔도 뒤로하고 촬영 결과물을 큰 모니터로 확인하자...

이런, 제길 헐.... 이 머꼬?

사진에 벗어둔 신발이 보기 좋은 위치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색상까지 밝은 주황으로 눈에 확 들어온다....

아, 망했다... 낼 또 가야 하나?

이틀 연속 산을 헤매니 온 몸이 쑤시는데...

우짜모 좋니?

'좋은 글 > 박형호의 포토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화  (0) 2020.09.22
노랑제비꽂  (0) 2020.09.21
복사꽃이 있는 풍경  (0) 2020.09.19
설중도화  (0) 2020.09.18
봄날은 간다  (0) 2020.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