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6 14

도덕적 타락의 극한 상황(삿19:22-30) / 리민수목사

도덕적 타락의 극한 상황(삿19:22-30)  기브아 비류들이 레위인 일행이 묵고 있는 노인의 집을 포위하고 남색을 하기 위해 레위인을 끌어 내고자 했다(22절). 그러자 노인은 자기의 딸과 레위인의 첩을 내어주고 남색을 막고자 했다.  비류들이 계속 행패를 부리자 레위인은 자기의 첩을 그들에게 내어주어 윤간을 당하게 한다. 그후 윤간으로 숨진 아내를 12도막으로 나눈 후 그것을 이스라엘 12지파에 보내어 기브아 거민들에 대한 복수를 호소한다.  이는 남색, 윤간, 살해, 시신 훼손 등은 당시 이스라엘 사회의 도덕적 타락이 극에 달했음을 한 눈에 보여 주고 있다. 오늘 날의 엽기적인 수 많은 일들이 사사시대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는 이유다

한 말씀만 하소서(2) -자유의지와 고통의 관계- / 정병선목사

자유의지와 고통의 관계 우리가 고통의 원인을 추적하고 또 추적하다 보면 결국 자유의지의 문제에 닿게 된다. 하나님께 순종할 수도 있지만 순종하지 않을 수도 있는 자유의지 말이다. 세상의 모든 고통을 한 번 살펴보라. 고통을 가하는 주체는 거의 언제나 사람이다. 물론 사람을 넘어선 천재지변도 고통을 유발하긴 하지만 그 이외의 고통은 거의 다 사람 때문에 발생한다. 그렇다. 사람이 바로 고통의 진원지다. 그리고 사람이 고통의 진원지가 된 것은 순전히 자유의지 때문이다. 자유의 문제는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 아마도 가장 깊이 고민하신 문제였으리라고 생각된다. 성경이 직접 언급하지는 않기 때문에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한 번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하나님은 지혜로우실 뿐만 아니라 자유하신 분이시다. ..

"허물을 덮어 주는 자는 사랑을 구하는 자요..."(잠17:9) / 이금환목사

"허물을 덮어 주는 자는 사랑을 구하는 자요 그것을 거듭 말하는 자는 친한 벗을 이간하는 자니라"(잠언17:9) 사람마다 허물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랑은 그 허물을 덮어주고, 가려줍니다. 그런데 그 허물을 거듭, 거듭 말하는 것은 관계를 깨뜨리고, 친한 친구마저도 등을 돌리게 합니다. 허물은 한 번은 말해 줄 수도 있고, 한 번쯤은 깨닫게 할 수도 있고, 한 번은 상기시켜 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허물이나, 상처나, 실수나, 이런 아픈 기억을 들추어내고, 그것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것은 성경의 어떤 덕목에도 없습니다. 추석명절에 만나는  가족 간에, 친한 이웃 간에, 친한 친구 간에,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일수록 아무런 도움도 안 되고, 다만 상처만 만드..

의로움의 원천 (사 50:4-9a) / 정용섭목사

창조절 3주, 2024년 9월 15일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기를 원하나 모두가 그렇게 살지는 못합니다. 노력과 운이 닿아서 자기가 원하는 행복과 재미를 찾은 사람도 있고, 그런 삶과는 거리가 먼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무엇이 행복이고 재미인지를 확신하지 못하면서 무조건 그걸 손에 넣는 일에만 몰두한다는 사실입니다. 대충은 압니다. 미국에 사는 사람과 방글라데시에 사는 사람 중에서 어느 쪽이 더 행복한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중류층 이상에 속한 사람들이 빈민층에 속한 사람들보다는 더 행복하고 재미있게 삽니다. 이를 조금 더 단순하게 설명하면 경제와 건강에서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사는 게 행복한 삶의 모범 답안입니다. 이게 근사한 답은 되지만, 정답은 아닙..

원당일기(9) / 정용섭목사

모종을 심는다고, 물을 준다고 난리를 피웠소. 기껏해야 위 사진으로 보는 저것이오. 고추, 상추, 토마토, 가지 등이오. 채소를 가꾸려면 그곳에 가서 살면서 돌봐줘야 하오. 아침저녁으로 물도 주고, 벌레가 생기지 않는지도 살펴야 하오. 영양분이 부족할 것 같으면 퇴비로 깔아주고 말이오. 이렇게 일주일에 두 세 번 들리는 것으로는 별로 소득이 없을 것 같소. 그래도 내 형편이 이러니, 이런 한도에서 최선을 다 하는 수밖에 없소. 꽃이 잘 피고 열매가 잘 맺도록 응원을 부탁하오.

원당일기(8) / 정용섭목사

며칠 전 갑자기 새싹이 눈에 뜨였소. 얼마나 반가운지 와, 하고 소리를 지를 뻔했소. 한 달 전에 뿌려놓은 건데 그 동안 아무 소식이 없더니 갑자기 등장한 거요. 서울샘터교회에 나오는 아무개 님이 주신 분꽃 씨앗이었소. 사진에서 보듯이 땅이 무지하게 나쁘다는 말은 여러 번 했소. 진흙과 돌로 되어 있소. 풀과 꽃과 나무에는 가장 나쁜 땅이오. 그런 땅을 저 가녀린 싹이 뚫고 나왔다는 건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오.  저 씨앗이 한 달쯤 땅 속에 머물던 시간을 생각해보았소. 깊이 심지는 않았소. 밤에는 깜깜했겠지만 낮에는 그렇게 어둡지는 않았을 거요. 자기 몸에 어떤 변화가 오는 걸 느낀 순간이 있었을 거요. 씨앗의 몸이 썩으면서 부드러운 싹이 모양을 갖춘 거요. 처음 땅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을 때 기분이 ..

바르트의 신학 이야기(44) / 정용섭목사

신학의 대상이란 하나님의 행적과 말씀에 나타난 복음의 하나님이신데, 이 대상과 신학자의 인식과의 관계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창조주가 피조물에게, 주님이 그의 종에게 관계하는 것과 같다. 우선 복음의 하나님이 먼저 등장하고 그 다음에 이분에 대한 인식이 따른다. 따라서 이 인식은 복음의 하나님에게 예속되며 적응되는 것이다. 이 복음의 하나님만이 그분에 대한 인식을 효과 있게 하고 가능하게 한다. 이 하나님만이 신학자에게 자신을 인지하고, 숙고하며, 말하도록 책임적으로 관여케 하고, 자유롭게 하며 부르신다.(101쪽)      바르트의 글을 읽으려면 인내심이 필요하오. 한편으로 그는 우리도 이미 다 아는 이야기를 신학적으로 그럴듯하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전혀 가 닿을 수 없는 높은 ..

공적 자리에서의 믿음 / 김영봉목사

요즈음 한국에서는 기독교 신앙이 투철한 이들이 공직 후보에 올라 청문회에 서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요소 요소에 들어가 하나님의 정의를 위해 헌신하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 세상에 들어가 세상과 차별되게 살아서 세상을 위해 이바지 하라고 하셨습니다. 이 땅에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위해 헌신하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공직 후보자들의 언행을 보면, 공직자의 자리에서 믿음을 따라 행하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정리가 되어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믿는 이에게 맡겨진 공직은 그 사람의 신앙적 신념을 실현하도록 주어진 자리가 아닙니다. 또한 공직자로서 주어진 권한을 가지고 기독교인 혹은 기독교 단체에 차별적 혜택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