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라는 가면을 쓰고 우리의 삶을 농락하는 것들은 또 있다. 문명의 옷을 입은 가면이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단순 반복을 몹시 싫어하고 경멸한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해결 방법을 찾으며 단순 반복이 아닌 새로움을 추구하는 존재가 인간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의 찬란한 문명도 따지고 보면 인간의 그런 천성-호기심과 상상력이 일구어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수많은 역경과 실패, 존재의 위기를 몰고 온 역병과 전쟁과 자연재해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문명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온 것 또한 단순 반복을 싫어하는 인간의 천성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 안에는 발전은 유익하다는 믿음, 새로운 것은 좋은 것이라는 믿음, 문명은 야만보다 인간적이라는 믿음, 과학기술은 결국 유토피아를 가능케 할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