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8. 22. 05:14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소. 하나님의 음성을 어떻게 듣는다는 것인지 궁금하오. 실제로 소리를 듣는 것은 아닐 거요. 하나님이 입이 있는 게 아니니 소리를 내시지는 않소. 성경에는 하나님이 실제로 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보이는 보도들이 있긴 하오. 구약에는 그런 보도들이 흔하오. 대표적으로 사무엘의 이야기요. 어린 사무엘은 잠결에 자기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소. 스승인 엘리의 목소리로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이 목소리라는 거요. 이런 보도를 사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면 우리도 하나님을 그런 소리로 경험한다고 말할 수 있을 거요. 성서는 어떤 깊은 영적인 경험을 당시의 문학적인 방식으로 보도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무조건 사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는 말은 이제 그만 하겠소. 당연한 이야기를 하려니 우리의 인내심이 고갈될 조짐이 보이오.

 

     하나님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하는 이들의 주장을 단칼에 내치기 힘든 이유는 다른 데 있소. 과거에 없던 일이 지금, 그리고 미래에도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소. 이 세상에 100% 불가능한 현상은 없다는 뜻이오. 당장 내일이라도 외계인이 우리를 찾아올 개연성을 100% 부정할 수 없는 것과 같소. 우리의 세계 경험은 부분적이고, 우리의 인식도 제한적이오. 이런 사람의 약점을 파고드는 이들이 사이비 이단들이고, 돌팔이 의사들이오. 그들은 확신을 갖고 말하는 경향이 있소. 불치병도 당장 치료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말도 되지 않는 그들의 주장을 따르는 일이 일어나오. 아무리 돌팔이의 주장이라고 하더라도 넓은 범위에서 완전히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어떤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아무리 허황한 주장이라고 하더라도 귀를 기울이기 마련이오. 사이비 이단 추종자들도 나름으로 위로를 얻기도 하오. 그렇지만 잘 생각해보시오. 우리의 삶을 돌팔이 의사나 사이비 이단들에게 맡길 수는 없는 것 아니겠소. 이는 마치 0.01%의 확률에도 못 미치는 도박에 자신의 미래를 거는 것과 같소.

 

     다른 한편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경험을 작곡자의 소리경험과 비슷한 것으로는 이해할 수 있소. 작곡자가 원초적인 소리를 경험하려면 많은 음악 공부가 전제되어야 하오. 많은 연습도 필요하오. 이런 차원에서 하나님의 목소리를 들으려면 많은 신학공부가 필요하오. 여기서 신학공부는 단순히 신학대학교에서 커리큘럼에 따라서 공부하는 것만을 가리키는 게 아니오. 그리스도교 전체 역사와 그 안에 녹아 있는 여러 신앙경험을 가리키오. 이런 준비가 없다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것이 환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소. 그대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생각을 하지 말고 그리스도교 신앙의 깊이를 배우기나 하시오. 그런 과정에서 어떤 영적 경지에 이르면 분명히 세미한 음성을 들을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