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정의란 무엇인가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8. 22. 05:08

지난 주일의 설교에서 마이크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잠간 언급했소. 나는 그 책을 직접 읽어보지 못했소. 그분의 강의를 EBS에서 몇 번 들어본 적이 있고, 이 책에 관한 서평 및 해설을 신문에서 읽은 것이 고작이오. 무엇이 정의인가에 대한 주제를 서양철학사의 관점에서 풀어가는 책이라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지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게 별로 없소. 지금 그대에게 저 책을 말하려는 것도 아니오. 핵심은 다음과 같은 질문이오. 이 세상의 철학과 정치와 사회가 말하는 정의와 성서가 말하는 정의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

 

     이런 질문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그리스도인들도 있소. 정의는 세상이 말하는 것인데, 성서를 왜 끌어들이냐고 말이오. 그런 생각은 잘못이오. 세상의 정의와 성서의 의는 똑같은 뜻이오. 성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의를 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오. 한 가지만 말하겠소. 로마서의 중심 주제는 ‘칭의’(稱義)요. 칭의의 영역은 Justification이오. 독역으로는 Rechtvertigung이오. 영어 저스티스와 독일어 레히트는 샌델이 말하는 정의를 가리키오. 구약의 율법은 근본적으로 정의에 대한 유대인들의 고유한 해석이자 규정이오. 거기에는 하나님과의 관계만이 아니라 인간과의 관계도 들어 있소. 유대인들은 이 두 관계를 밀착된 것으로 보았소. 십계명이 대표적인 것이오. 앞의 네 항목에서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뒤 여섯 항목에서는 사람과의 관계가 언급되오. 그들의 고유한 시각이오. 그것이 옳은지 아닌지는 계속해서 검증되어야 하오.

 

     신약성서 이후를 살고 있는 오늘 그리스도인들에게 정의는 무엇이오? 예수를 믿음으로 의롭다고 인정받는다는 사실이 세상의 정의 개념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 거요? 그대가 이것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면 신학적으로 어른이 된 거요. 못한다면 아직 조금더 분발이 필요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