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고난이라는 선물 (빌 1:27-30)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8. 25. 06:14

해설:

27절은 빌립보서 전체의 주제 구절이다. 사도는 석방되어 그들을 다시 볼 때까지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십시오”라고 부탁한다. “합당한 생활”은 사도가 즐겨 사용하는 표현이다(엡 4:1; 골 1:10; 살전 2:12). 그리스도 안에서 신분이 변화되었다면 마땅히 그 신분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들을 다시 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들이 복음에 합당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하려면 성령 안에 견고하게 서 있어야 한다. “여러분이 한 정신으로 굳게 서서”(27절)는 “여러분이 한분 성령 안에 굳게 서서“라고 번역하는 것이 좋다. 헬라어 ‘프뉴마’는 인간의 영혼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성령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바로 뒤에 “한 마음으로”라는 표현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들이 한분 성령 안에 굳게 서 있을 때, 그들은 “한 마음으로 복음의 신앙을 위하여 함께 싸울” 수 있다. 여기서의 “싸움”은 물리적 싸움도 아니고 공격적 전투도 아니다. 에베소서 6장 10-20절에서 사도는 믿는 이들의 싸움은 “영적 방어전”이라고 했다. 방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합이다. 그래서 사도는 “한 마음으로” “함께” 싸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이 한분 성령 안에 굳게 서 있을 때, 그들은 또한 “어떤 일에서도 대적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28절). 적을 두려워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패배를 자인하는 것이다. 사탄은 성령 안에 머물러 있는 사람을 흔들 수 없다. 성령의 사람과 악한 영이 만나면 두려워 떠는 편은 악한 영이어야 한다. 성령 안에 있는 사람은 이미 영원한 생명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28절)라는 말은 담대함이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것이라는 의미다.

 

그 담대함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위하여 그들에게 은혜로 주시는 것이다(29절). 그들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믿을 뿐 아니라 그분을 위하여 고난을 받게 하려고 주시는 선물이다. 영적 전투에 참여하는 것은 고난을 자초하고 감수한다는 뜻이다. 사도는 빌립보 교인들이 겪는 고난이 근본적인 의미에서 자신이 겪는 고난과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30절). 이것은 빌립보 교인들에게 큰 격려가 되었을 것이다. 

 

묵상:

믿음을 통해 그리스도 예수를 알게 되면, 그분이 절대가 되고 전부가 됩니다. 그리스도를 보조재로 혹은 장식품으로 믿고 있다면 아직 그분이 누구신지 알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진정한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풀어 주신 구원의 은혜를 가장 값진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분의 뜻을 이루는 것을 가장 중요한 생의 목적으로 삼습니다. 그리스도의 뜻은 우리 각자가 복음을 믿어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가를 분별할 줄 알게 되어 그리스도의 날까지 순결하고 흠이 없이 살며 그분이 주시는 의의 열매로 가득 차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며(10-11절), 또한 우리에게 전해진 그 복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사는 것은 이 땅에서 자주 손해와 오해와 박해를 받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 고난을 통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영예를 얻습니다. 그것은 불행이 아니라 특권입니다(29절). 그리고 그렇게 살다가 죽는다면 그 죽음은 우리에게 유익입니다(21절). 그리스도를 위해 살다가 죽은 것이라면 그 죽음은 그리스도와의 영원한 동행으로 우리를 인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한분 성령 안에 견고히 서서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여기에 사용된 표현들 중에 “굳게 서서”, “함께 싸우며”(27절), “대적하는 자들”(28절), “그들에게는 멸망”, “여러분에게는 구원”(28절)은 당시 독자들에게 익숙했던 군사 용어입니다. 이런 용어들을 사용하여 사도는 마치 전장에서 사령관이 병사들에게 명령하는 것처럼 권면합니다. 그는 병사들보다 먼저 그리스도를 위해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 사령관이 앞서서 고난 당하는 것은 병사들에게 큰 격려가 됩니다. 사령관이 당하고 있는 고난에 동참하는 것은 병사들에게 큰 영예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것은 이 세상에서 손해와 모욕과 거부와 박해를 불러오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값진 고난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믿음이 진짜라는 증거이며, 그리스도의 고귀한 고난에 참여하는 것이며, 그 고난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드러나고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