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외계인(?)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8. 15. 06:52

     어느 과학자가, 또는 어느 철학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하오. 우주에 외계인이 있거나 없거나 두 가지 사실 모두 놀라운 일이라고 말이오. 이게 무슨 뜻인지 그대는 알 거요. 외계인이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지금 우리의 생명 경험을 다 바꿔야 할 거요. 우리처럼 단백질로 몸이 구성되고, 산소를 호흡하는 생명체가 아닐 수도 있소. 외계인이 없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지구의 인간이 절대적으로 고독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거요. 이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이겠소.

 

     아직까지 우리는 외계인의 존재유무를 확인하지 못했소. 간혹 음모론 수준에서 미국과 영국 정보부가 외계인을 확인했으면서도 그걸 숨기고 있다는 말이 나오긴 하오. 그게 실제로 확인되었다면 숨길 이유는 하나도 없소. 기독교 신앙이 위태로울 수도 있으니까 교황청이 압력을 넣는다고 말하는 건 지나친 상상이오. ET라는 영화에서 나오는 형체의 물체가 온라인에 나도는 경우도 있긴 하오. 그런 물체가 실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외계인이라는 근거는 되지 못하오. 지구에 있는 어떤 생물의 변종이라고는 말할 수 있소. 칼 세이건에 따르면 외계인을 보았다는 말은 마리아를 보았다는 말과 비슷하오. 주관적인 체험에 불과하지 객관적인 근거는 없다는 뜻이오. 대개는 과학적으로 해명이 가능한 어떤 현상에 대한 오해라는 거요. 심지어 유리창에 붙어 있는 곤충을 UFO로 착각하는 수도 있다 하오.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도 영원히 외계인이 나타나지 말라는 법은 없소. 내일이라도 나타날 수 있소. 그러나 아직은 아니오.

 

     그대가 그리스도인이라고 한다면 외계인과 그리스도교 신앙의 관계에 대해서 궁금할 거요. 외계인의 등장은 자칫 그리스도교 신앙이 허물어지는 계기가 될지 모른다는 걱정도 할 수 있소. 그런 염려는 하지 않아도 좋소. 유럽의 그리스도교가 시작될 때는 아시아와 아메리카를 알지 못했고, 지구가 둥글며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는 사실도 몰랐소. 성서는 유대민족과 그리스도교 공동체, 그리고 아프리카와 유럽과 근동을 전체 세계로 전제하고 기록되었소. 예수님도 이에 대해서 더 이상 아는 게 없었을 거요. 이후로 성서시대의 세계상은 다 허물어졌소. 그래도 그리스도교 신앙은 무너지지 않았소. 외계인 문제로 마찬가지요. 그리스도교 신앙은 그런 사태를 극복할 거요. 이런 준비를 위해서라도 교회는 늘 신학적으로 자신을 성찰해야 하오. (2011년 1월29일,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