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우주 안에서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8. 15. 06:57

      그대와 나는 우주 안에 들어 있소. 그런데도 우리는 우주의 크기를 모른다오. 자기가 사는 집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모르는 거와 비슷하오. 물리학자들이 대략 말하는 크기가 있긴 한데, 그것도 절대적인 것이 아니오. 무한이라고 하는 게 옳을 거요. 만약 우주의 크기가 있다면 그것 너머는 또 무엇이겠소? 빅뱅으로 우주가 시작됐고, 그 결과가 현재의 우주라고 한다면, 우주 너머에는 또 다른 빅뱅으로 된 다른 우주가 있다고 말해야겠소? 우주가 무한하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오. 무한한 우주라는 개념이 이해가 되오? 우주의 크기에서 우리가 이렇게 혼란을 겪는 이유는 지구에서 경험하는 이런 시간과 공간을 절대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오. 이런 문제는 골치 아프기도 하고 나도 잘 모르니 그만 하겠소.

 

    내가 알고 있는 한도에서 우주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실만 말하겠소. 지금 우리는 태양계에 속한 지구에서 살아가오. 사실 태양계만 하더라도 대단한 세계요. 이렇게 과학기술이 발달됐는데도 인간이 지구의 이웃인 금성이나 화성에 가보지 못했소. 지구의 위성인 달에 갔을 뿐이오. 물론 무인 우주선으로 금성과 화성, 또는 목성에 직접 가거나 가까이 갔소. 직접 사람이 가려면 세월이 한참 지나야할 거요. 토성이나 해왕성에 가보려면 더 많은 세월이 필요하오. 해왕성은 태양에서 얼마나 떨어졌는지 햇빛이 흐릿하게 보일 거요. 태양에서 지구까지 거리가 1억5천만 킬로미터요. 1초에 30만 킬로미터로 날아가는 빛의 속도로 9분 정도 걸린다 하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까지 2-3광년이 걸리오. 머리로 계산해보시오. 광속으로 2년이나 3년을 가야 할 그곳에 태양과 비슷한 별이 있소. 그 사이에는 아무 별도 없소. 그대는 은하수를 본 적이 있소. 밤하늘의 별은 촘촘히 박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떨어져 있소. 그 안에 태양도 들어 있소. 지구는 그 태양에 붙어 있는 행성이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은하수와 같은 별무리가 우주에 수도 없이 널려 있다는 사실이오. 그대도 잘 아는 이야기지만, 이런 이야기는 아무리 자주 들어도 신기하기 짝이 없소.

 

     우주의 별들은 계속 움직이고 있소. 새로 태어났다가 다시 사라지오. 사람의 운명처럼 별들도 태어나서 적당한 세월을 살다가 때가 되면 사라지오. 태양도 45억 년쯤 되는 별이오. 앞으로 이런 정도의 세월이 지나면 사라질 거요. 지구는 태양이 사라지기 전에 거성이 된 태양 안으로 빨려 들어가오. 무한한 크기의 우주에서 보면 지구는 정말 장난감에도 미치지 못하오. 태평양에 면한 모든 해변의 모래사장을 우주라고 한다면 지구는 그중의 모래 한 알보다 더 작소. 이 지구에 붙어서 지금 우리는 서로 아옹다옹하오. 벌써 2011년 1월도 마지막 날이오. (2011년 1월31일,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