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잠수정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합조단의 발표를 나는 곧이들을 수 없었소. 일 년 전 처음 긴급 뉴스를 들었을 때는 물론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소. 곧이어 청와대, 정부, 미국 등이 북한과 관련이 없다는 발언을 했고, 사고 지역과 정황을 조금 알게 된 후로는 북한 관련에 대한 생각을 접었소.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를 묻지 말아주시오. 근거가 한 두 가지가 아니오. 이런 쪽의 정보는 그대가 조금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소. 음모론의 차원이 아니라 과학적인 정보를 가리키는 거요.
천안함 사태 1주년을 보내면서 다시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왜 합리적인 의문을 하지 않느냐는 것이오. 지금 불특정 다수의 지식인을 말하는 게 아니라 소위 오피니언 리더로 자부하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논설위원들을 가리키오. 여기에는 합조단에서 활동한 과학자들은 포함되오. 다른 이들은 아예 말을 꺼내지 않으니 알 도리가 없소. 나는 의심을 하는데, 그들은 왜 의심을 하지 않는 거요? 그걸 이해할 수 없소. 천안함 본체와 어뢰 추진체에 묻은 물질이 합조단이 발표한대로 폭발로 인한 흡착물이 아니라 바닷물에 의한 침전물이라는 과학자들의 발표가 나왔는데도, 그걸 전혀 받아들이지도 않고 거론하지도 않소. 무조건 북한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할 뿐이오. 내가 보기에 그렇다는 것이오.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따르는 이들은 자신들의 생각이 더 과학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소. 참으로 난감한 일이오.
15세기 전후해서 수백 년 동안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는 마녀사냥이 일어났소. 주로 남편의 유산을 물려받은 부유한 미망인들을 대상으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하오. 그녀들은 민간요법으로 환자를 치료하곤 했소. 민중들의 적지 않는 지지를 받았을 거요. 군주들과 교회 고위층 인사들에게 이런 여자들의 행동이 마뜩치 않았소. 그녀들을 마녀로 몰아 재판을 열고 결국 화형에 처하는 일이 반복되었소. 그녀들의 재산은 군주에게도 돌아갔소. 교회에도 어느 정도 배분되지 않았을까 하오. 당시 사람들은 이런 여자들이 실제로 마녀인줄 알았소. 혹시 마녀재판의 그 유령이 21세기대한민국에 출몰한 것은 아니오?
지금 내가 북한을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그대는 알고 있을 거요. 북한 정권이 문제가 많다는 사실과 이 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오. 북한을 적으로 여기느냐 아니냐 하는 것과도 상관없소. 실체적 진실에 대한 태도를 말하는 것이오. 진리에 대한 자세를 가리키오. 내 지성과 영성이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을 주구장창 쏟아내는 소위 지식인들의 영혼이 어떤 힘에 지배받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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