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사순절 영성(3)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8. 28. 06:24

둘째, 신자들은 사순절에 금식했다. 금식 습관은 인간의 가장 강렬한 본능인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고난에 동참하는 행위이다. 시대에 따라서 약간씩 강도의 차이가 있었다. 사순절 초창기에는 저녁 전에 한 끼의 식사만 허락되었다. 육류는 물론이고 달걀과 우유제품도 먹을 수 없었다. 오늘 수도원이 아니라 세속 생활을 하는 신자들에게 이런 방식으로 사순절을 지키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식욕을 절제하다는 기본 정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늘의 문명은 먹는 것을 탐하게 만든다. 식욕을 자극하는 것으로 삶을 확인시킨다. 그게 어느 정도로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지 여기서 일일이 설명하지 않고 한 가지 전형적인 예만 짚겠다. 지난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크게 논란이 된 광우병 현상은 사람들의 육식 편향성에 의해서 벌어진 문제이다. 질 좋은 소고기를 충분히 제공하기 위해서 많은 곡물을 사용한다. 유전자 변형 옥수수와 콩이 재배되고, 곡물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기도 한다. 제삼세계 어린이들의 굶주림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런 세태에서 기독교인만이라도 먹는 것을 절제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런 절제 없이 우리가 어떻게 사순절의 전통을 따르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여기에는 무절제한 성적 욕망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