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주일은 사순절 둘째 주일이오. 앞으로 9회로 나누어 사순절 영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소. 이 글은 월간지 ‘기독교사상’ 2010년 2월호에 기고한 것이오. 다비아 사이트 어딘가에 들어 있으니 한 번에 다 읽고 싶으면 찾아보시오.
교회력의 큰 그림은 대림절, 성탄절, 주현절, 사순절, 부활절 순으로 진행된다. 요즘은 성령강림절 중반 이후를 창조절로 지키려는 움직임도 있다. 삼위일체의 관점으로 본다면 이런 움직임은 바람직하다. 교회력의 중심은 부활절이다. 부활절을 기점으로 교회력이 형성되었다. 부활한 분의 운명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사순절, 주현절, 성탄절, 대림절이 자리를 잡았고, 부활한 분의 승천 이후에 성령강림절이 자리를 잡았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서 하나님의 종말론적 구원 통치를 경험한 기독교의 입장에서 이런 교회력의 형성은 당연하다.
사순절은 부활절 바로 앞에 자리한 절기이다. 부활절 전날로부터 거꾸로 계산해서 주일을 뺀 40일 기간이 바로 사순절(四旬節, Lent)이다. Lent는 고대 앵글로색슨어인 Lang과 고대 독일어 Lenz에서 온 단어로 ‘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사순절의 계절이 겨울에서 봄으로 바뀐다는 사실에서 유래된 것 같다. 우리나라 교회가 사용하는 사순절은 ‘40일간의 기념일’이라는 뜻의 헬라어 ‘테사라코스테’에서 왔다. 초기 기독교는 부활절 전 한 주간만을 고난주간으로 지키다가 니케아 공의회(325년)부터 40일로 확대했다고 한다. 40이라는 숫자는 신구약성서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유대인들이 출애굽 이후 겪은 광야생활 40년과 예수님이 공생애 시작 전에 행하신 40일 동안의 금식과 시험받으신 사건 등등이 이런 사순절 확장과 연관된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날을 ‘성회(聖灰)수요일’, 즉 재의 수요일이라고 하는데, 금년(2011년)은 3월9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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