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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기야 왕의 실수 (이사야서 39장)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11. 13. 06:57

해설:

39장은 히스기야 왕이 죽을 병에서 회복된 후에 있었던 사건의 기록이다. 이 소식을 듣고 바빌로니아 왕이 친서와 선물을 보내 온다(1절). 당시 바빌로니아는 여러 나라들 중 하나로서 경계의 대상이 아니었다. 므로닥발라단은 앗시리아와의 전쟁에서 패하여 잠시 망명 생활을 하다가 다시 왕권을 잡았다. 그는 히스기야 왕의 환심을 사서 자기 편으로 만들려 했고, 히스기야 왕은 바빌로니아와 연합하여 앗시리아를 맞서기 위해 그와 사신단에게 궁궐과 나라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보여 준다(2절). 

 

사신단이 다녀 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이사야가 히스기야 왕에게 찾아가 어느 나라 사절단이 다녀 갔는지 그리고 그들에게 무엇을 보여 주었는지를 묻는다(3절). 히스기야 왕이 바빌로니아의 사절단에게 국가의 모든 기밀을 보여 주었다는 사실을 알고서(4절) 이사야는 장차 바빌로니아에 의해 멸망 당할 것이라고 말한다(5-7절). 그제서야 히스기야 왕은 자신이 실수한 것을 깨닫고 자신이 다스리는 동안만이라도 평화와 안정이 계속되기를 소망한다(8절). 그의 바램 대로 유다는 히스기야 사후 약 백 년 후에 신흥강자로 등극한 바빌로니아에 의해 멸망 당한다.

 

묵상: 

히스기야 왕은 죽을 병에 걸려 벽에 얼굴을 향하고 “제비처럼 학처럼”(38:14) 통곡 하며 기도하여 하나님으로부터 15년의 수명을 연장 받습니다. 그 병에 걸리기 전에도 주님 앞에서 진실하게 살기 위해 노력했던 그는 병에서 회복되면 더욱 진실하고 거룩하게 살겠다고 약속합니다. 그의 통절한 기도는 하나님을 감동시켰습니다. 

 

그런 히스기야 왕이 바빌로니아의 사절단이 보여 준 호의에 이성이 마비되어 버립니다. 한 나라의 임금으로서 그는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입니다. 죽을 병에서 회복되었다는 기쁨 그리고 바빌로니아 사절단이 보여 준 호의에 마음이 풀린 것입니다. 바빌로니아는 사절단이 본 것을 기록해 두었다가 백 년 후에 예루살렘 공략을 위한 전략의 기초 자료로 사용합니다. 

 

38장과 39장을 연속하여 읽으면서 우리는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자각합니다. 그토록 바르고 신실했던 히스기야 왕이 이토록 어리석은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그러므로 서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고전 10:12)라는 바울의 말씀이 기억 납니다. 우리에게 위험한 것은 고난이 아니라 번영이요 성공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죽을 병의 위협 앞에서 살아남은 히스기야 왕은 융숭한 환대에 판단력을 잃고 미끄러졌습니다. 그의 실수는 나라 전체의 운명을 결정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