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36장부터 39장은 ‘히스기야-이사야 비망록’이라고 불린다. 이 장들에는 히스기야 시대에 일어났던 일들에 대한 간략한 기록과 이사야의 예언이 기록되어 있다.
“히스기야 왕 제 십사년”(1절)은 주전 701년이다. 이 해에 앗시리아의 산헤립 왕이 유다를 침략했다. 침략군 대장 랍사게는 무세운 기세로 유다의 성읍들을 점령하고 예루살렘을 포위한다(1-2절). 히스기야 왕은 성문을 닫아 걸고 엘리야김과 셉나와 요아를 보내어 화친을 시도한다(3절).
랍사게는 히스기야가 보낸 사신들 앞에서 이집트에 의존하여 자신들과 맞서 싸우려는 히스기야의 의도를 조롱한다(4-6절). 그는 하나님이 유다와 예루살렘을 지켜 주시리라는 히스기야의 믿음에 대해서도 조롱한다(7-9절). 그는 “주님께서 친히 나에게 말씀하시기를, 이 땅을 치러 올라가서, 그곳을 멸망시키라고 이르셨다”(10절)고 주장한다. 이것은 히스기야와 유다 백성의 믿음을 흔들려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사절단은 랍사게에게 유다 말(히브리어)이 아니라 시리아 말(아람어)로 말해 달라고 청한다(11절). 성벽 위에서 지켜 보고 있는 백성이 랍사게의 말을 들으면 두려움에 빠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일어서서 성벽 위에서 지켜 보고 있던 백성이 듣도록 더욱 크게 말한다(12절). 하나님께서 보호하시니 안전할 것이라는 히스기야의 말을 듣지 말고 항복하라고 설득한다(13-15절). 랍사게는 항복하는 사람들을 해치지 않겠다는 산헤립 왕의 약속을 전하면서 그들의 마음을 흔든다(16-17절). 그는, 어떤 신도 앗시리아의 공격에서 자신의 백성을 지켜주지 못했음을 강조하면서 유다의 하나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단언한다(18-20절).
히스기야 왕은 성문을 닫아 걸고 나서 백성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응답하지 말라고 지시해 놓았다. 그 지시에 따라 백성은 랍사게의 심리전에 말려 들지 않았다(21절). 사절단으로 나갔던 엘리야김과 셉나와 요아는 랍사게의 조롱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옷을 찢으며 돌아와 히스기야에게 랍사게의 말을 전한다(22절).
묵상:
예루살렘 성은 그 지리적 조건 때문에 외부에서 공격하여 함락시키기 어려웠습니다. 바빌론과 로마가 예루살렘을 함락시킬 수 있었던 것은 여러 해 동안 예루살렘을 포위하고 그 곁에 예루살렘보다 높은 토성을 쌓아 올렸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인력과 장비와 비용을 쏟아 부어야 했습니다. 랍사게는 그 대신 저비용, 고효율의 심리전을 택했습니다. 예루살렘 주민으로 하여금 두려움에 질려 스스로 무너지게 하려 했던 것입니다. 다행히, 히스기야 왕이 그것을 미리 알고 백성을 단속해 두었기에 심하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두려움은 우리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가장 무서운 내면의 적입니다. 적절한 정도의 두려움은 우리의 삶을 안전하게 지켜 주는 건강한 감정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두려움은 자멸하게 만듭니다. 악한 영은 랍사게처럼 다양한 논리와 이유를 들어 우리의 두려움을 부추깁니다. 두려움에 질리면 그런 말들에 혹해 넘어가기 쉽습니다. 랍사게의 심리전은 유다 백성의 두려움을 자극하여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버리고 항복하게 만들려는 것이었습니다. 적군에사 사방으로 에워싸인 상태에서 하나님의 도움을 믿고 버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도 앗시리아 군대에게 에워싸인 예루살렘 주민과 같은 형편에 처할 때가 있습니다. 랍사게가 “너희의 주 하나님이 나의 손에서 예루살렘을 구원할 수 있겠느냐?”(20절)고 도발할 때 그들은 죽을 듯한 공포를 느꼈을 것입니다. 위기의 상황에 처하면 악한 영은 우리의 마음에 동일한 말을 속삭입니다. “네가 믿는 하나님이 정말 계시다고 믿는가? 그분이 이 상황에서 너를 도우실 수 있다고 믿는가?”라고 말하면서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흔듭니다.
그 때, 예루살렘 주민들처럼 귀를 막고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믿음에서 떠나는 것은 두려움에 자신을 내어 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두려움을 극복하면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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