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마지막 권면 (골 4:2-6)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9. 27. 05:52

해설:

가정 구성원에 대한 지침을 준 다음, 사도는 신도들 모두에게 몇 가지 권면을 한다. “기도에 힘을 쓰십시오”(2절)라는 권면에서 사도는 ‘데에시스’(간구)가 아니라 ‘프로슈케’(기도)를 사용한다. 간구의 기도가 아니라 사귐의 기도를 지속하라는 뜻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깨어 있으십시오”는 “기도로 깨어 있으며 감사하십시오”라고 번역하는 것이 좋다. 기도는 영적으로 깨어 있게 하는 힘이다.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은 충분한 감사의 조건이 된다.

 

그들 스스로를 위해 기도할 뿐 아니라, 자신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달라고 청한다(3절). 그가 부탁한 기도 제목은 “하나님께서 전도의 문을 우리에게 열어 주시는” 것이다. “전도의 문”을 지역하면 “말씀을 위한 문”이다. 그럴 때 비로소 그들이 “그리스도의 비밀을 말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하는 것이 “비밀”이기 때문에 전하는 사람에게나 듣는 사람에게나 하나님의 역사가 필요하다. 인간의 말로는 그리스도의 비밀을 제대로 전할 수 없기 때문이고, 하나님께서 마음의 문을 열지 않으시면 그 비밀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4절). 그러면서 사도는 “나는 이 비밀을 전하는 일로 매어 있습니다”(3절)라고 덧붙인다. “매어 있다”는 말은 중의적이다. 육신적으로 그는 감옥에 갇혀 있는데, 복음 전하는 일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어서 사도는 “외부 사람들”(5절) 즉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지혜롭게” 대하라고 권한다. 여기서의 “지혜”는 처세술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를 의미한다. 사도는 앞에서 골로새 교인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모든 신령한 지혜와 총명으로 하나님의 뜻을 아는 지식을 채워 주시기를”(1:9) 구한다. 그 지혜는 바깥 세상에서 믿지 않는 사람들을 대할 때에도 그 진가를 드러내게 되어 있다.

 

“기회를 선용하십시오”에 사용된 ‘엑사고라조’는 시장에 나가 값진 물건을 구입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영어로는 redeem으로 번역한다. “기회”는 ‘카이로스’의 번역으로서 “시간”으로 번역할 수도 있다. 따라서 사도는 여기서 “시간을 사 들이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이다. 주어지는 시간을 유익하게 사용하는 것이 시간을 사들이는 방법이다. “외부 사람들” 즉 믿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염두에 두고 이렇게 말한 것이라면, 기회를 선용하라는 말은 복음 전할 기회를 놓지지 말라는 의미일 수 있다. 

 

사도는 언어 생활에 대해서도 지침을 제시한다. “소금으로 맛을 내어”(6절)를 직역하면 “소금을 쳐서”가 된다. 소금에는 음식의 부패 과정을 지연시키는 기능과 음식의 고유의 맛이 드러나게 하는 기능이 있다. 여기서는 맛을 돋구는 역할을 비유점으로 사용했다. 언제 누구와 대화를 하든 은혜를 담아 말하면, 믿는 사람의 맛(차별성)이 더 선명하게 드러나게 되어 있다. 그러러면 주어지는 상황에서 어떤 말로 대답할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하나님의 지혜가 필요하다.

 

묵상:

사도는 편지를 마무리 하면서 골로새 교인들에게 다섯 가지의 권면을 줍니다. 

첫째, 기도로 깨어 있으라. 

둘째, 자신과 사역자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 

셋째,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지혜롭게 행동하라. 

넷째, 기회를 선용하라. 

다섯째, 은혜롭게 말을 하라.   

 

앞의 두 권면은 교회 내적 필요를 위한 권면입니다. 믿는 사람에게 있어서 기도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기도 없이는 영적으로 깨어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도는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살전 5:17)라고 권면했습니다. 믿는 사람의 기도는 자신의 관심사에만 사로잡혀서는 안 됩니다. 이웃의 문제를 자신의 기도에 품어야 합니다. 그런 까닭에 사도는, 자신과 동역자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청합니다. 그리스도의 비밀은 성령의 감화와 감동을 통해서만 전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뒤의 세 권면은 교회 외적 필요를 위한 것입니다. 믿는 이들은 교회로 모여 사는 시간보다 교회 바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믿음의 자매/형제들을 대하는 시간보다 믿지 않는 사람들을 대하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믿는 이들의 ‘차별성’은 믿지 않는 이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나야 합니다. 누구를 만나든, 어떤 상황에서든 은혜롭게 말하도록 힘써야 하고, 하나님의 지혜를 따라 적절하게 대해야 합니다. 음식에 소금을 치면 그 음식 고유의 맛이 도드라지는 것처럼, 그렇게 할 때 믿는 이들의 차별성이 도드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기회를 얻었을 때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복음은 믿는 사람이 믿지 않는 지인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