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도 아는지 모르겠으나 노무현 정권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한 문재인 씨가 어제 날짜로 <문재인의 운명>이라는 책을 냈소. 원래 직업이 변호사인 그는 지금 노무현 재단 이사장 일을 맡고 있소. 그 책에서 그는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노무현 전(前)대통령과 묶이게 됐는지를 소상하게 설명한 것 같소.
그 내용 중의 한 대목이 노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였소. 당시 일선 수사 당국의 책임자는 이인규 중앙수사부장이었소. 문 이사장은 노 대통령을 검찰청사로 소환한 이인규 당시 중수부장이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고 적었소. 통화기록 등 다른 증거 없이 박연차 전 회장의 진술만으로 노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는 점도 밝혔소. 이인규 씨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를 반박했소. 조선일보가 전하는 내용의 한 대목은 아래와 같소.
이런 주장에 대해 이 전 부장은 16일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15시간에 걸친 당시의 조사는 모두 영상으로 녹화돼 있다. 생각 같아서는 이를 만인 앞에 공개하자고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문 이사장 측이 직접 수사기록을 공개하는 방안도 거론했다. 전직 대통령을 증거 없이 불렀다는 문 전 이사장의 주장은 터무니없다는 것이다.
이 전 부장은 “노 전 대통령이 2009년 4월30일 검찰에 나와 ‘미국에서 집을 산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당일 오후 5시쯤 미국의 재무부 산하 금융정보분석기구인 핀센(FinCEN·Financial Crimes Enforcement Network)이 우리 수사팀에 노 대통령의 딸 정연씨가 미국에서 주택을 사들인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일종의 단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어서 노 대통령 조사 당시에 자신은 충분히 예의를 갖췄다고 말했소. 한쪽에서는 건방지게 보였지만, 그쪽에서는 할 만큼 했다고 말하는 것을 제삼자가 판단할 수는 없소. 웃음도 한쪽에서는 비웃음으로, 다른 쪽에서는 미안함 것으로 비칠 수 있는 거요. 나는 그런 심리상태나 분위기에 대해서는 말할 게 없소. 사실에 대한 것만 말하고 싶소.
이인규 씨는 전(前)대통령과 가족이 저지른 사회악을 척결하겠다는 사명감으로 노 대통령을 수사한 것 같소. 검찰의 정의감 자체를 뭐라 할 수는 없소. 근데 말이오. 그가 소환한 이는 5년 동안 나라를 대표했던 인물이오. 그런 이를 소환하려면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하오. 소환했다는 말은 100% 범죄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는 뜻이오. 그런 준비가 되지 않았으면 더 준비를 하고 소환해야 하오. 방문 수사를 하든지, 꼼짝 못할 결정적인 증거를 들이밀어야만 하오. 소환한 그 날 당장 영장을 청구하든지, 아니면 무혐의 처리를 해야만 했다는 말이오. 이인규 씨는 아무 것도 안했소. 못한 거요. 영장 청구도 못할 단계에서 전(前) 대통령을 ‘오라 가라’ 할 수 있소? 노 전대통령이 잡범이오? 모욕주기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었소. 내 생각에 그 수사는 처음부터 그것을 목적으로 시작되고 진행되었소. 노무현은 그 모욕을 견디지 못해서 자신을 던진 거요. 그 중심에 이인규 씨가 버티고 있었소. 그도 하수인에 불과한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인규 씨는 입이 열 개라도 입을 다물고 있어야만 하오. 무슨 말을 들어도 머리를 숙이고 자숙해야 하오. 그런데 잘못한 게 없다는 태도로 신문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소. 용서를 빌어도 시원치 않은 마당에 억울하다고 큰 소리를 치는 거요. 그는 지금 법무법인 ‘바른’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이라 하오.
'좋은 말씀 > -매일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르트의 신학 이야기(48) / 정용섭목사 (1) | 2024.09.22 |
---|---|
원당일기(13) / 정용섭목사 (1) | 2024.09.21 |
하나님의 선하심 / 정용섭목사 (0) | 2024.09.21 |
미용사와 외과의사 / 정용섭목사 (0) | 2024.09.20 |
곡식과 가라지 / 정용섭목사 (0) | 2024.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