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바르트의 신학 이야기(33)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9. 5. 03:25

이 성령은 하나님 자신이시오 성부 성자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하나님이시다. 이 성령은 창조주, 화해의 주, 계약의 주로서도 행동하셨고, 바로 이런 주님으로서 하나님의 행동(창조, 화해, 계약)을 조명하는 힘으로 사람들 가운데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는 자리에도 거하시고, 거하셨고, 거하실 것이다. 성령은 저 운동하는 공기요, 움직여진 대기이다. 사람은 이 공기와 대기 속에서 이 성령에 의하여 인식된 자와 이 성령을 인식하는 자로서, 이 성령에 의하여 부름 받고 이 성령에게 순종하는 자요, 성령의 말씀에 의하여 증거 받은 자(전혀 다른 전제 없이)로서 살 수 있고, 사고할 수 있으며, 말할 수 있다.(70쪽)

 

     그대는 위의 문장을 읽고 어떤 느낌이 들었소? 바르트가 뭘 말하려고 하는지 알겠소? 알아들었다면 그대는 이미 신학의 깊은 중심에 들어온 거요. 신학공부의 내공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알아듣기 힘들었을 거요. 더구나 바르트의 글쓰기가 특이하기 때문에 따라가기가 더 힘드오. 힘들어도 자꾸 읽고 생각하다보면 어느 순간에 눈에 들어오게 될 거요.

 

위 글 중에서 앞부분에 이런 표현이 나오오. 성령은 “하나님의 행동을 조명하는 힘”이라는 것이오. 따라서 성령은 신학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기도 하오. 성령이 아니면 하나님의 행동을 신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으니, 당연한 말이오. 하나님과 하나님의 행동을 조명하는 힘이 어떤 관계인지 생각해보시오. 이 둘은 구분되기도 하고, 일치하기도 하오. 하나님의 행동을 조명한다는 말을 사실적으로 본다면 분명히 구분되오.

 

그러나 하나님이 행위로 존재하고, 그 행위가 계시라고 한다면 하나님과 성령은 구분되지 않소. 둘이 아니라 하나요. 성령과 하나님은 구분되면서 동시에 구분되지 않는다는 뜻이오. 변증법적 관계요. 이런 관계를 태양으로 비교해서 생각해보시오. 태양과 빛의 관계를 보시오. 태양은 태양이고 빛은 빛이오. 동시에 태양은 빛과 일치하오. 태양이 없으면 빛이 없으며, 빛이 없으면 태양도 더 이상 태양이 아니오. 이런 설명들이 그대에게 따분하게 들리지 않았으면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