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빌립보 교회는 교인들을 대표하여 에바브로디도를 바울에게 보내어 교회의 사정을 전하고 사도의 선교 활동을 돕게 했다. 사도는 가택 연금 상태였기 때문에 외부인들이 출입하며 도울 수 있었다.
사도는 그를 “내 형제요 동역자요 전우”(25절)이며 “여러분의 사신이요 …… 일꾼”이라고 묘사한다. 이 표현으로써 사도는 에바브로디도가 자신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으며 얼마나 그를 신뢰하고 있는지를 밝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에바브로디도를 빌립보 교회에 보내기로 결심했다. 그가 바울을 돕는 동안에 병에 걸려 거의 죽을 뻔했고, 그 사실을 알게 된 빌립보 교인들이 그로 인해 몹시 걱정을 했기 때문이다. 에바브로디도 역시 심신이 약해져서 빌립보로 돌아가기를 원했다(26절).
만일 에바브로디도가 감옥에서 죽었다면 바울에게는 큰 근심이 되었을 것이다. 사도는 하나님께서 “그를 불쌍히 여기시고, 그만이 아니라 나도 불쌍히 여기셔서”(27절) 그를 회복시켜 주셨다고 전한다. 사도가 에바브로디도를 다시 보내려는 것은 빌립보 교인들의 근심을 덜어주기 위함이고, 그로 인해 자신도 근심을 덜고 싶었기 때문이다(28절).
사도는 에바브로디도 편에 이 편지를 보내면서 “주 안에서 기쁜 마음으로 그를 영접하십시오”(29절)라고 권면한다. “그와 같은 이들”은 복음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사도는 다시금 에바브로디도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는 빌립보 교회를 대표하여 사도 바울의 사역에 참여했다(30절).
묵상:
사도가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한 다음 “쉬어가는 페이지”로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 이야기를 소개한 것은 두 사람을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사는 것에 대한 모델로 제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사도는 자주 “내가 그리스도를 본 받은 것처럼 여러분도 나를 본 받으십시오”(고전 11:1)라고 했는데, 바울은 당시 신도들에게 너무 먼 사람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그는 특별한 부름을 받은 사람이고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는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 이야기를 통해 크든 작든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말은 우리를 위해 그분이 치루신 희생의 열매를 누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분처럼 우리도 희생의 삶을 본받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분의 십자가는 우리에게 구원의 능력이지만 또한 우리가 짊어져야 할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 우리 자신을 낮추고 비워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게 해야 합니다. 그것이 구원 받은 사람의 궁극적인 지향점입니다.
우리의 믿음이 거기까지 가야 합니다. 십자가를 통해 진정으로 은혜를 입었다면 십자가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는 것”입니다. 매일의 일상 속에서 그렇게 실천하는 것이 “구원을 이루어 나가는 것”(12절)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이 세상에서 “별과 같이 빛날”(15절) 것입니다. 우리 자신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내 안에서 일하시는 하나님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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