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원당일기(11) / 정용섭목사

새벽지기1 2024. 9. 17. 07:15

 

내가 원당농가에 가서 글을 쓰거나 텃밭을 가꾸거나 숲을 손질할 경우에 점심은 가장 간단하게 해결하오. 집에서 점심을 싸갈 때고 있고, 라면을 먹기도 하지만 가장 간편한 건 역시 김밥이오. 나는 주로 하양의 ‘김밥천국’에서 1천3백 원짜리 김밥 두 줄을 사오. 금년 초까지만 해도 1천원이었는데, 30%나 올랐소. 김밥천국은 김밥만 파는 게 아니라 온갖 종류의 간단한 먹을거리를 파오. 국수, 만두 종류는 물론이고, 여러 덮밥도 파오. 평소에도 거기서 만둣국을 사먹을 때가 종종 있소. 24시간 문을 여는 집이오.

김밥 두 줄만 주세요, 하면 주인아주머니는 능숙한 솜씨를 발휘하오. 이미 말아놓은 김밥 무더기에서 두 줄을 떼어내 도마 위에 가지런히 놓은 다음 참기름이 발린 솔을 그 뒤에 슥 바르고, 잘 드는 큰 칼로 툭툭 썰어내오. 썰어놓은 김밥을 은박지로 싸서 검은 비닐 봉에 넣은 뒤, 나무젓가락과 두 조각이 든 단무지 봉지를 넣소. 나는 단무지가 필요 없어서 빼라고 했소. 준비를 하는데 아마 1분이면 충분할 거요.

김밥은 먹기에 얼마나 편한지 모르오. 경치를 감상하면서, 잡지를 읽으면서, 그리고 또 음악을 들으면서도 점심을 해결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소. 꼭꼭 씹어 먹으니 소화도 잘 되오. 값이 오른 뒤에 김밥 맛이 더 좋아진 것 같소. 아래 사진을 보면 그 내용물이 얼마나 충실한지 알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