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서기 위해 서 있다.(엡 6:10-17) / 김영봉목사

새벽지기1 2024. 8. 18. 06:06

 

해설:

10절을 정확히 번역하면 “여러분은 주님 안에서 즉 그분의 강한 능력 안에서 강해지십시오”가 된다. 주님 안에 거한다는 말은 그분의 능력 안에 거한다는 뜻이다. 주님 안에 거하는 것은 “하나님의 주시는 온몸을 덮는 갑옷”(11절)을 입고 있는 셈이다. 그럴 때 우리는 “악마의 간계”를 맞설 수 있다. 악한 영은 온갖 교묘한 방법으로 믿는 이들을 공격하여 하나님을 등지게 만든다. 그 공격은 자주 “통치자들과 권세자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12절)에게서 온다. 바울 자신도 지금 악한 통치자(네로 황제)에 의해 감옥에 갇혀 있다. 그들은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의 영향권 아래에 있기 때문에 믿는 이들을 적으로 삼고 박해를 가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된다는 말은 영적 전쟁에 참전한다는 뜻이다. 믿는다는 말은 사탄의 통치 영역에서 벗어나 성령의 통치 영역으로 넘어온다는 뜻이다. 사탄은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믿는 이들을 자신의 수하로 다시 끌어 들이려 한다. 그리스도 안에 서는 것은 온몸을 갑옷으로 덮고(11절, “전신갑주”) 여러가지 무기로 완전 무장을 하는 것과 같다(13절). 그래야만 사탄의 공격을 막아내고 온전히 설 수 있다(14절).

 

사도는 당시 로마 군사들이 구비하고 있던 무기들을 비유로 삼는다. 먼저 “진리의 허리띠”(14절)로 허리를 졸라 매야 한다. 진실을 아는 것만큼 든든한 힘이 되는 것이 없다. 하나님에 대해, 세상에 대해, 구원에 대해, 하나님 나라에 대해 진실을 알고 그 진실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확신이 있으면 죽음이 두렵지 않다. 

 

“가슴막이”(호심경)는 화살이나 칼에 심장이 상하지 않도록 보호해 준다. 믿는 이들에게 있어서 “정의”(혹은 “의”)가 가슴막이의 역할을 한다. 진리를 따라 의롭게 살아갈 때 어떤 공격도 그 사람을 무너뜨릴 수 없다. 

 

견고한 군화는 지형 조건에 상관 없이 필요할 때 진군해 나가게 한다. 믿는 이들은 자신이 전하는 복음이 그 사람에게 구원과 평화를 안겨 준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15절). 그럴 때 주저하지 않고 나아가 복음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에 더하여”(16절)는 “어떤 경우에든지”라고도 번역할 수 있다. 로마 군인들이 사용하던 방패는 몸 전체를 가릴 수 있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방패 역할을 하는 것이 믿음이다. 믿음은 한번 가지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순간 의지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전쟁터에 있는 군인이 한 순간도 방패를 손에서 놓으면 안 되는 것처럼, 믿는 이들도 하나님께 대한 신뢰와 의지를 잠시라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럴 때 “악한 자”(사탄 혹은 사탄의 영향 하에 믿는 이들을 공격하는 사람들)의 공격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도는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17절)에 대해 말한다. 투구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머리를 보호한다. 구원에의 확신은 든든한 투구를 쓴 것과 같다. 죽어도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믿는 이들게 있는 유일한 공격 무기는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면 사탄의 어떤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예수께서는 사십 일 동안의 광야 시험 중에 그 사실을 보여 주셨다. 

 

사도는 이 두 가지 무기의 경우에 “받으라”는 동사를 사용했다. 구원과 하나님의 말씀은 모두 그리스도 안에 거할 때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묵상:

믿는 이의 영적 싸움에 대해 설명하면서 사도는 “서다”(‘히스테미’)라는 동사를 네번(11절, 13절에 두 번, 14절)이나 사용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영적 싸움의 방법은 그리스도 안에 든든히 서는 것이고, 싸움에서 이기는 것도 그리스도 안에 서 있는 것입니다. 끝까지 서 있기 위해서 버텨 서는 것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영적 싸움에서 지는 것은 넘어지는 것 혹은 쓰러지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떠나는 것이 곧 쓰러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영적 싸움은 방어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미 사탄의 본진을 궤멸시키셨기 때문에 그분 안에 머물러 있기만 하면 이기는 것입니다. 

 

믿는 이들에 대한 영적 싸움은 사탄에게서 옵니다. 사탄은 악한 영을 통해 믿는 이들의 마음을 교란시키기도 하고 노예로 사로잡은 사람들을 통해 믿는 이들을 박해하기도 합니다. 사도가 “통치자들과 권세자들과 세계의 지배자들”(12절)을 특정한 이유는 가진 것(권세, 권력, 부 등)이 많을수록 인간은 사탄의 도구가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사도는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이라는 표현을 통해 이 세상이 사탄의 다스림 아래에 있다는 사실을 암시합니다. 네로 황제는 사탄의 화신이라 불릴 정도로 악행을 일삼았습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도 사탄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이 편지를 쓰고 나서 얼마 후에 참수형으로 죽음을 당했습니다. 인간적으로 본다면, 그는 싸움에서 진 셈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바울에게는 진정한 승리였습니다. 죽음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사도는 그리스도 안에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그리스도 안에서 온갖 무기로 무장을 하고 “평화의 복음”(15절)을 신발 삼아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17절)을 전하는 일에 전심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