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가야 할 인생의 ‘길’ / 원용일 목사
또다시 가야 할 인생의 ‘길’
“다윗은 자기 길로 가고 사울은 자기 곳으로 돌아가니라”(삼상 26:25하). 다윗이 망명 시절에 추격하던 사울 왕을 두 번째 살려준 일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한 해의 절반을 보내며 길 위에 있는 우리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다윗이 자기 길로 갔다는 것은 일종의 ‘퇴근’을 말한다. 그런데 그날 일을 마치고 돌아갈 곳이 없었다. 어젯밤에 잠을 자고 일어난 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어서 새롭게 안전한 곳을 찾아야 했다. 다윗은 유랑자였다. 나그네 세월을 뼈아프게 겪었던 길 위의 인생이었다. 다윗은 자신이 원하지 않았지만 힘든 길을 가야 했다. 골리앗을 물리치고 이스라엘 민족 앞에 등장했지만 억울하게도 사울 왕의 미움을 받아 궁궐을 떠나야 했다. 그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떠나야 했던 망명길에서 다윗은 어떤 원칙으로 살았을까?
시편에 다윗이 지은 시 중에 길에 대한 가르침이 많다. “여호와여 주의 도를 내게 보이시고 주의 길을 내게 가르치소서”(시 25:4),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시 37:5). 하나님이 보이시고 인도하시는 길은 어떤 길인지 묵상하다 보니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길’과 ‘곳’의 차이는 바로 인생의 우선순위의 차이이다. 가치관과 신앙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늘 ‘길’에서만 사는 것은 아니지만 ‘길’의 정신은 늘 가지고 살아야 한다.
시편의 문을 여는 첫 번째 시가 바로 길에 대한 노래이다. 시인은 복 있는 사람과 악인을 비교하며 의인은 악인의 길에 서지 않고 여호와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한다고 노래한다. 의인들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지만 악인들의 길은 망할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전체 시편의 서론이라고 할 수 있는 시편 1편은 인생의 길에 대해 잘 알려준다. 인생이 본래 길을 잃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길을 잃었고 그 길을 사람들이 찾아가는 과정이 우리 인생이다. 다윗의 길은 우상숭배하고 파멸의 길로 잘못 이끈 북이스라엘의 여로보암 왕의 길과 대조를 이룬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이 가신 십자가의 길, 구원의 길처럼 하나님을 따르고 하나님 마음에 맞는 인생을 살았던 다윗의 길이 후손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타산지석이 되었다. 우리도 다윗의 길을 걸어야 한다.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우리에게 복을 주시는 길, 구원의 길, 바른 인생길을 걸어가야 한다. (by 원용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