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우상 숭배의 이유 (출 23:20-33)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6. 19. 04:49

해설:

이렇게 여러 지침을 주신 후에 하나님은 "이제 내가 너희 앞에 한 천사를 보내어 길에서 너희를 지켜 주며, 내가 예비하여 둔 곳으로 너희를 데려가겠다"(20절)고 말씀하신다. 그러면서 그 천사의 말에 순종하라고 엄히 명령하신다(21절). 그 천사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어 가나안 땅에 들어가 그 땅의 주민을 쫓아낼 것이다(22-23절). "내가 그들을 전멸시키겠다"는 말은 하나님의 정의를 의심하게 할만한 말이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죄 없는 가나안 백성을 쓸어 버린 것이 아니라, 가나안 백성이 죄의 분량을 가득 채웠기에 심판하신 것이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되면, 그들이 남겨 놓고 간 모든 신당과 신상을 제거하고 오직 하나님만을 섬겨야 한다(24-26절). 하나님께서 오직 당신만을 섬기라고 하시는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을 위한 것이다. 이 세상에 인간을 사랑하고 복되게 하시는 하나님은 오직 한 분 뿐이다. 다른 신은 모두 우상이다. 그 우상을 섬기는 순간 인간은 그 신의 노예가 되고 포로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은 당신 자신을 "질투하는 하나님"(20:5)이라고 소개하시면서 독점적인 충성을 요구하신다.

 

하나님은 당신의 "위엄"(27절)을 그들에 앞서 보내어 모든 백성을 흩어 버리겠다고 하시고, 또한 "말벌"(28절)을 보내겠다고 하신다. 말벌은 하나님의 위엄에 대한 비유다. 말벌이 날아다니면 사람들이 그것을 피하느라고 정신 없는 것처럼, 하나님의 위엄이 이스라엘 백성에 앞서서 이방 민족들에게 나타나면 그들이 혼란스러워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그 뒤에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 점진적으로 그 땅을 점령할 것이다(29-31절). 그 땅에 들어가게 되면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주민과 언약을 맺어서도 안 되고, 그들의 신과도 언약을 맺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은 우상숭배에 빠지고, 그것이 "너희를 잡는 덫"(33절)이 될 것이다.

 

묵상:

인간의 죄성은 대용품을 찾아 대리 만족하는 경향에서 잘 드러납니다. 인격적인 사랑에의 욕구를 감각적인 쾌락으로 대리 만족하려는 경향이 그 예입니다. 감각적인 쾌락은 자기 중심적이고, 쉽게 얻고 버릴 수 있습니다. 반면 인격적인 사랑은 자기 초월적(타자 지향적)이고, 지속적인 인내와 헌신을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격적 사랑 대신에 감각적 쾌락을 추구합니다.

 

우리가 우상 숭배에 빠지는 이유도 동일합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으려면 그분 앞에서 자신을 포기해야 합니다. 자신의 이익과 편의와 의지를 부정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알게 되면 저절로 그렇게 됩니다. 그분은 온 우주에 한 분이신 하나님이시므로, 그분을 아는 사람은 다른 신을 섬길 수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 독점욕” 때문이 아닙니다. 그분에게는 우리의 사랑과 헌신이 필요 없습니다. 그분 자체로 충만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우리에게 독점적 헌신을 요구하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 자신에게 가장 유익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보다 더 큰 존재는 하나님 밖에 없고, 인간을 진정으로 자유하고 복되게 하실 분도 하나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우상에 한눈을 파는 이유는 자기를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죄 된 욕망을 두둔해 주고 그것을 채워 줄 도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뜻대로 부릴 만한 신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어떻게 살든 상관하지 않고 화를 막아주고 복을 빌어줄 대상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이 행하신 놀라운 일들을 경험했고 그분이 어떤 분인지를 알았으면서도 가나안 땅에 들어가 우상 숭배의 죄에 빠졌습니다. 그로 인해 그들은 가나안 토착민들이 당했던 동일한 운명, 즉 그 땅이 그들을 토해내는 운명을 만났습니다.

 

오늘 우리는 무신론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물질 문명의 발전으로 인해 인류는 더 이상 하나님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론들은 더욱 세련되었습니다. 그런데 무속과 주술은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나안 땅에서 행했던 잘못을 오늘 우리 시대 사람들이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구제 불능의 인간 존재입니다.

 

기도:

이 불신의 시대에 저희를 이방인으로 살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과학 지식과 물질 문명으로 인해 한껏 교만해진 저희 세대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저희로 하여금 이 시대에 남은 자들이 되어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살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