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사랑을 먹고 사랑으로 산다.(출 20:1-17)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6. 8. 05:47

해설:

이어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십계명을 전해 주신다. 십계명은 앞으로 주어질 모든 율법과 규례의 기본 정신이다. “십계명”이라는 용어는 후대에 만들어진 것이고, 성경에서는 “열 개의 말씀”으로 불린다. 

 

하나님은 먼저 당신이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 땅에서 해방시킨 분임을 천명하신다(2절). 십계명은 하나님께서 베푸신 구원의 은혜에 대한 응답으로서 지켜야 하는 것이다. 율법은 구원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구원 받은 사람의 응답이었다. 그것을 나중에 사람들이 구원의 도구로 둔갑시켜 율법적 종교가 되었다.

 

본문에는 "첫째, 둘째......"식으로 번호가 매겨지 있지 않다. 그것은 나중에 사람들이 메긴 것이다. 그래서 유대교와 개신교회의 십계명과 천주교회의 십계명이 약간 다르다. 유대교와 개신교회에서는 하나님에 대한 계명 넷(3절, 4-6절, 7절, 8-11절)과 사람에 대한 여섯 계명(12절, 13절, 14절, 15절, 16절, 17절)으로 구분하지만, 천주교회에서는 하나님에 대한 계명 셋(3-6절, 7절, 8-11절)과 사람에 대한 계명 일곱(12절, 13절, 14절, 15절, 16절, 17절 일부, 17절 일부)으로 구분한다. 유대교와 개신교회의 십계명은 "우상을 만들지 말라"는 계명을 2계명으로 삼은 반면, 천주교회에서는 그것을 1계명의 일부로 만들고 마지막 계명을 둘로 나누었다. 종교개혁자들은 그것이 천주교회를 우상숭배로 인도했다고 보고 유대교의 방식을 채택했다. 유대교와 개신교회의 독법이 원문의 의도에 더 가깝다. 

 

내용적으로 본다면, 십계명은 안식일 계명을 축으로 하여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는 하나님에 대한 계명이고, 후반부는 인간에 대한 계명이다. 그 둘을 연결시키는 계명이 안식일 계명이다. 안식일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고 감사하고 축하하는 날이다. 그렇게 하여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로잡힐 때 비로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바로 잡힌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세우신 창조의 질서다. 인간 내면의 모든 문제 그리고 인간 사회의 모든 문제는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하나님과의 관계의 문제로 귀결된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인생의 원점은 하나님과의 관계다.

 

이 구조는 예수님이 가르치신 기도에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주기도의 첫 세 기도(하나님의 이름, 그분의 나라, 그분의 뜻에 대한 기도)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고, 뒤 이어 나오는 세 기도(일용할 양식, 죄 용서, 시험에 대한 기도)는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삶에 대한 기도다. 바르게 살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과 바른 관계 안에 있어야 한다. 

 

묵상:  

하나님은 열 가지 말씀(십계명)을 통해 창조 때에 부여하신 삶의 질서를 선명하게 드러내십니다. 인생의 모든 문제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그러지면서 시작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먼저 하나님과 바른 관계 안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첫 네 계명에서 하나님과의 관계에 집중합니다. 오직 한 분이신 참된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분을 바르게 섬겨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로잡힐 때, 이웃과의 관계 그리고 다른 생명과의 관계가 바로 세워질 수 있습니다. 나중에 나오는 여섯 계명은 첫 네 계명을 신실하게 지킬 때 얻는 결과입니다. 하나님과 바른 관계 안에 있는 사람은 부모님을 공경할 것이고 살인과 간음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을 하지 않고 탐욕을 품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이 복된 삶의 길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질투하는 하나님"(5절)이라고 소개하십니다. 이것은 "뜨겁게 사랑하는 하나님"이라는 뜻을 담은 반어법 표현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뜨겁게 사랑하십니다.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창조 섭리 안에서 온전하고 복되게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십계명을 주셨고, 그래서 먼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섬기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럴 때 비로소 복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십계명을 두계명(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요약하십니다. 하나님의 모든 율법을 요약하면 “십계명”이요, 십계명을 요약하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되고, 그것을 한 단어로 하면 “사랑”입니다. 십자가에서 드러난 그 완전하고 영원한 사랑을 말합니다. 그 사랑을 만나고, 그 사랑을 먹고, 그 사랑으로 사는 것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입니다. 그래서 십계명은 십자가에서 완성되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기도: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온전한 사랑을 드러내 보여주신 주님, 그 사랑으로 저희의 이기적인 사랑을 구속하시고 완전한 사랑을 알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그 사랑 안에서 자라게 하시고, 그 사랑으로 살게 해주십시오.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