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할 때 외치는 단숨기도! / 원용일 목사
위급할 때 외치는 단숨기도!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 이 짧지만 간절한 기도를 외쳐본 적이 있는가? 한 직장인이 쉽지 않은 일인데 꼭 필요한 결재를 받아야 할 때 결재판 위에 손을 얹고 짧지만 간절하게 기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간절한 기도를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가 했다. 바다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확인한 후 베드로는 자신도 걷기를 요청했다. 오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에 용기 있게 물 위를 걸었지만 왜 겁이 안 났겠는가? 몇 걸음이나 걸었을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발밑에서 물이 출렁거렸다. 그러자 베드로가 물에 빠지기 시작했고, 거의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우리 성경에야 점잖게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이때 베드로가 어떻게 소리를 질렀을까 짐작할 수 있다. 이 기도가 단숨기도이다.
3세기경부터 이집트의 스케테 사막에서 은둔생활을 시작했던 사막 교부들은 ‘숨기도’(breath prayer) 혹은 ‘단숨기도’를 가르쳤다.
숨을 내쉬며 단숨에 말할 수 있는 짧고 간단한 기도를 의미한다. 키프로스의 수사 압바 마카리오스가 ‘주님, 나를 도와주시옵소서!’라고 자주 말하라고 가르쳤다. 베드로가 바다에 빠지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기도는 살려달라는 짧은 외침뿐이었다.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 이것이 바로 단숨기도다. 급한 만큼 더욱 주님을 의지하면서 집중적이고 밀도 있게 외치며 기도한 것이다. 이런 기도를 우리도 배울 수 있다.
대한항공에서 오래 근무한 방선오 장로가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비엔나 지점장 시절에 겪은 일이다. 루마니아에서 출발하는 70명 단체 관광객을 취리히를 거쳐 대한항공 편으로 한국까지 연계 수송하는 업무를 추진하고 있었다. 구간 예약을 하는데 루마니아 타롬항공이 갑자기 그 구간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는 메일을 받았다. 출발이 불과 이틀 남았는데 70여 명을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구간까지 수송할 방법이 사라진 것이다. 영국을 경유하는 방법 밖에는 없었는데 루마니아 국민이 영국을 경유하려면 비자가 필요했다. 눈앞이 캄캄하고 아찔해졌지만 단숨기도가 생각나서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단숨기도를 드렸다. “주님, 도와주세요!” 생뚱맞게 런던공항의 문자 코드 LON이 생각났다. 다시 한 번 기도해도 LON이란 단어가 계속 생각났다. 매뉴얼을 찾아보니 루마니아 사람이 영국을 경유할 때는 경유 비자가 필요 없는 것으로 나왔다. 분명 그 몇 주 전만 해도 경유 비자가 필요했는데 그 사이에 규정이 바뀌었다. 그래서 급히 좌석을 확보해 런던을 경유해 70명을 무사히 한국으로 보낼 수 있었다. 우리도 일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 이런 단숨기도를 시도해볼 수 있다. 베드로의 손을 잡아주신 주님이 우리의 손도 잡아주실 것이다.(by 원용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