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목사공부(64) 예수님이 선포한 임박한 하나님 나라와의 관계 / 정용섭 목사

새벽지기1 2025. 5. 19. 05:31

헌금 제도 및 경제 윤리 문제를 일시에, 그리고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왕도는 없다. 기독교가 말하는 원리와 규범을 잘 알아도 현실에서는 그게 잘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걸 현실과 타협하는 방식으로 대처하라는 것도 바람직한 게 아니다. 모든 것을 복합적으로 판단하면서 교회 형편에 가장 적합한 길을 찾아가는 게 최선이다.

 

여기서 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다. 그것은 완성된 게 아니라 완성되어 가는 중에 있다. 그래서 길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것이 막연한 건 아니다. 분명한 방향이 있다. 그 방향을 붙드는 게 신학공부다. 신학공부를 충실하게 한 사람은 그 방향이 눈에 보일 것이다. 그것을 실제로 추진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느냐,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일단 방향을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하다.

 

그것은 예수님이 선포한 임박한 하나님 나라와의 관계다. 그 관계가 깊어지는 정도에 따라서 헌금과 경제 윤리 문제도 방향이 잡힐 것이다. 하나님 나라와의 관계가 자신의 운명에서 현실(reality)로 경험되면 현재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돈은 그 궁극적인 지위를 잃게 된다. 예를 들어, 호흡을 현실로 경험하면 무얼 먹느냐, 어떤 집에서 사느냐 하는 문제들은 부수적인 차원으로 떨어지는 거와 같다. 십계명에서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는 명제가 첫 계명으로 제시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것이 신앙의 출발이며,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에서 헌금이 일종의 상품처럼 취급되고, 기독교인의 경제 윤리가 세상 사람들보다 낫지 않다는 사실은 기독교인들이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두지 말라.’는 말씀을 허투루 듣는다는 의미다. 단적으로, 믿음이 없다는 뜻이다. 예수님께서 마지막 때 믿는 자를 보겠느냐, 하고 말씀하신 것처럼 믿음으로 사는 건 천지개벽이 일어나지 않는 한 어렵다. 그러니 믿음을 자랑하지 말고 겸손하게 성령의 임재를 기다리면서 살아야 한다. 목사도 큰소리치지 말고 겸손한 목회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은 우리 목사에게 그대로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