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나는 주다! (출 6:28-7:7)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5. 14. 04:28

해설:

족보를 소개한 후, 13절에서 중단했던 이야기가 다시 이어진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당신의 뜻을 바로에게 전하라고 하신다. 모세는 자신에게 말주변이 없다는 구실로 그 명령을 회피하려 한다(28-29절). 12절에서도 모세는 “입이 둔하여 말을 할 줄 모른다”고 말씀드렸다. 히브리어 표현을 직역하면 “할례 받지 않은 입술을 가졌다”가 된다. 이 표현으로 인해 모세에게 언어 장애가 있었다고 추측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구변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옳다. 

 

“나는, 네가 바로에게 하나님처럼 되게 하고”(7장 1절)라는 말에는 아이러니가 숨어 있다. 바로는 스스로를 신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바로의 교만을 꺾으실 예정이다. 그 때 바로는 자신이 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주님은 아론을 대변자로 내세워 바로에게 요청하라고, 모세에게 지시하신다(2절). 하지만 하나님은, 바로가 웬만해서는 모세의 요청을 허락하지는 않을 것이며, 하나님은 바로의 고집이 꺾일 때까지 “표징과 이적”을 많이 행할 것이라고 예고하신다(3-5절).  

 

“바로가 고집을 부리게 해 놓고서”(3절)라는 표현은 10장에 이르기까지 자주 나오는 표현이다. 하나님이 보여 주시는 이적 앞에서 바로는 거듭 고집을 부리는데, 처음에는 "바로가 고집을 부리니"라고 표현하다가, 후반에는 "주님께서 바로가 고집을 부리게 하시니"라고 표현한다. 이 표현을 통해 우리는 바로의 마음이 완악해져 가는 과정을 주목해야 한다. 처음에 그는 자신의 자유의지를 발동하여 악을 택했고, 하나님은 그가 악행에서 돌아설 기회를 주셨다. 하지만 더 이상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완악해지자 하나님은 그를 그의 타락한 욕심에 넘겨 주셨다. 그 과정에서 이스라엘 백성과 이집트 사람들은, 참된 하나님은 주님(YHWH)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모세와 아론은 하나님께서 말씀대로 실천했다. 당시 모세는 80세였고 아론은 83세였다. 

 

묵상:

"나는 주다!"라는 말씀은 "내가 주다!"라고 읽을 수 있습니다. 당시에 이집트 왕은 모든 백성을 다스리는 절대 군주였습니다. 이집트에 속한 사람들은 모두 바로의 소유였고, 이집트의 모든 토지도 그의 소유였습니다. 그것은 7년 동안의 풍년 후에 7년 동안 흉년이 왔을 때, 요셉이 행한 일입니다(창 47장). 

 

모든 토지가 국가의 소유인 경우, 왕이 선정을 펼칠 때에는 모든 백성이 골고루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악한 왕이 군림할 때는 백성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수단이 되어 버립니다. 모세가 활동할 당시 이집트 왕은 폭정을 일삼는 절대 군주였습니다. 그로 인해 백성들은 공포에 짓눌려 살아야 했습니다. 모세와 같은 이민족들은 더욱 그러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거듭 "이집트 왕이 아니라 내가 주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강한 손"은 이집트 왕의 손이 아니라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입니다. 모세는 이제 곧 그 사실을 경험하게 되겠지만, 아직은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바로 앞에 나서기를 두려워 했고, 하나님께서는 "내가 주다!"라고 거듭 확인해 주십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바로의 고집을 꺾으시는 과정을 통해 그 사실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모세만이 아니라 바로도, 온 이스라엘 백성과 이집트 사람들도 주님(YHWH)만이 참된 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따진다면 바로가 주인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결국 역사를 만들어 가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바로 그것이 모세가 속히 깨달아 알아야 할 진실이었고, 오늘 우리가 모세의 이야기를 읽으며 깨달아야 할 진실입니다.

 

기도:

온 우주의 창조주 하나님, 역사의 주관자이신 주님, 주님은 오늘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우주를 운행하시고 역사를 다스리십니다. 이 땅의 바로들에게 주님의 주권에 고개 숙이게 하시고 주님의 진리와 정의를 따라 행하게 해주십시오. 저희로 하여금 땅의 나라에서 하늘 나라의 시민으로 살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