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사귐의 소리

바치심과 일어나심 (히 11:17-22) / 김영봉 목사

새벽지기1 2025. 4. 16. 05:06

해설:

저자는 아브라함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간다. 아브라함의 생애에 있어서 최고의 사건은 “외아들”(17절) 이삭을 바치는 일이었다. 그 이야기는 창세기 22장에 나온다. 저자는 그것이 “시험”이었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요구는 아브라함의 믿음을 뿌리째 흔드는 일이었다. 아브라함에게 있어서 이삭은, 그의 자손을 하늘의 별과 같이, 땅의 모래와 같이 불어나게 하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기 때문이다(18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했다. “하나님께서는 이삭을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도 되살리실 수 있다고”(19절)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삭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되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브라함은 정말 하나님의 요구대로 실행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믿음은 “장래 일”(20절)에 대해 하나님을 믿고 구하는 행동에서도 입증된다. 하나님께서 미래의 일을 계획하시고 섭리하신다고 믿는다면, 당연히 미래의 일에 대해 믿고 구할 수 있다. 이삭이 야곱과 에서를 위해 축복해 준 것은 그런 믿음 때문이다(창 27장). 저자는 형 에서보다 야곱의 이름을 먼저 언급함으로써 하나님의 선택의 질서를 따른다. 야곱도 죽기 전에 요셉의 두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축복해 준다(21절). 창세기 48장에 나오는 이야기를 가리킨다. 요셉이 죽을 때 자신의 뼈를 조상들의 묘지에 매장해 달라고 부탁한 것(창 50:25)도 믿음 때문에 한 일이었다(22절).

 

묵상:

히브리서 저자는 이삭의 희생에 관한 이야기에서 예수님의 희생의 이야기를 생각한 것이 분명합니다. 아브라함에게 있어서 이삭을 바치는 것이 “시험”(17절)이었던 것처럼, 예수님에게 있어서도 십자가에서의 죽음은 큰 시험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금식으로 기도하시면서 그 시험을 싸워 이기셨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면서 최종적으로 이기셨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이삭을 “기꺼이 바치려”(17절) 했던 것처럼, 예수님도 당신 자신의 몸을 기꺼이 바치셨습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을 묘사하면서 “바치다”(프로스페로)라는 동사를 자주 사용했는데(5:1, 3; 8:3-4; 9:7, 14), 17절에서 그 동사를 두번 반복하여 사용합니다. 아브라함의 행동과 예수님의 행동은 같은 것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저자는 아브라함의 순종의 이유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이삭을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되살리실 수 있다고 아브라함은 생각했던 것입니다”(19절)라고 설명합니다. 여기서도 저자는, 초대 교회에서 부활을 가리킬 때 사용했던 ‘에게이로’ 동사를 사용합니다. 아브라함 시대에는 부활이라는 개념이 없었지만, 그는 하나님에게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습니다(창 18:14).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불가능한 일은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일입니다. 이삭은 죽을 뻔 한 상황에서 살게 되었지만, 예수님은 죽어서 매장된 상태에서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옛날 몸으로 살아난 것이 아니라 신령한 몸으로 변화되셨습니다. 무에서 온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에게는 못하실 일이 없으십니다. 

 

이렇게 본다면, “믿음으로” 행한 일들 가운데 최고의 사건은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당신 자신의 몸으로 제사를 드린 일입니다. 그 사건은 이삭을 번제로 드리려 했던 아브라함의 행동에서 예고편처럼 일어났습니다. 모리아 산에서 아브라함이 이삭에게 행한 일은 갈보리 산에서 예수께서 행한 일을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그분의 십자가 희생과 죽은 자들로부터의 부활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기도:

주님, 저희도 “믿음으로” 살아가게 해주십시오. 주님의 십자가 희생을 통해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알게 하시고, 주님의 부활을 통해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게 해주십시오. 하나님의 사랑과 신실하심에 대한 믿음으로 매일을 살게 해주십시오.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