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세밀한 하나님의 섭리!(에스더 6:1-4) / 원용일 목사
이토록 세밀한 하나님의 섭리!
(에스더 6:1-4)
재미있는 영화나 소설에서는 막판의 반전을 보는 것이 놓칠 수 없는 묘미입니다. 에스더와 모르드개 이야기의 반전을 암시하는 복선은 모르드개가 왕의 암살 음모를 고발한 일입니다.
에스더 6:1-4
1 그 날 밤에 왕이 잠이 오지 아니하므로 명령하여 역대 일기를 가져다가 자기 앞에서 읽히더니
2 그 속에 기록하기를 문을 지키던 왕의 두 내시 빅다나와 데레스가 아하수에로 왕을 암살하려는 음모를 모르드개가 고발하였다 하였는지라
3 왕이 이르되 이 일에 대하여 무슨 존귀와 관작을 모르드개에게 베풀었느냐 하니 측근 신하들이 대답하되 아무것도 베풀지 아니하였나이다 하니라
4 왕이 이르되 누가 뜰에 있느냐 하매 마침 하만이 자기가 세운 나무에 모르드개 달기를 왕께 구하고자 하여 왕궁 바깥뜰에 이른지라
모르드개는 에스더가 왕비로 간택된 후에 내란 모의를 고발해 왕의 목숨을 구한 일이 있었습니다. 대궐 문을 지키던 빅단과 데레스 두 내시가 원한을 품고 왕을 암살하려고 역모를 꾸몄습니다. 그 일을 모르드개가 왕후 에스더에게 고했고 에스더는 모르드개의 이름으로 왕에게 알렸습니다(에 2:19-23). 그런데 어디에서 착오가 생겼는지 모르드개의 공에 대해 아무런 보상이 없었습니다. 왕의 역대 일기에 사건을 기록했는 데도 마땅히 주었어야 할 존귀와 관작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 행정 처리 미숙과 억울하고 속상한 일에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가 작용했습니다. 어떤 섭리였을까요?
왜 하필 하만이 모르드개를 나무에 달려고 왕의 허락을 받으러 일찍 나오기 전날 밤에 왕이 잠이 오지 않았을까요? 왕이 잠이 오지 않는데 왜 역대 일기를 가져다 읽게 했을까요? 역대 일기가 잠이 오게 하는 책이었던가요? 역대 일기 중 하필 오래 전에 있었던 실패한 쿠데타 기록을 읽게 되었을까요? 또 왜 왕은 역모를 고발한 모드드개가 보상을 받았는지 궁금했을까요? 자신이 깜빡 잊어버렸다는 의심이 생긴 것일까요? 누가 뜰에 있느냐고 왕이 물었을 때 그때 거기에 하만이 서 있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역대 일기를 얼마나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이른 새벽 시간이 아니었을까요? 하만이 그렇게 일찍 왕의 침전에 나온 이유는 모르드개를 달아 죽이는 왕의 허락을 받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왕은 모르드개의 놓치고 묻어둔 포상을 생각하고 실행할 사람을 찾았습니다. 하나님의 절묘한 섭리가 여러 겹 쌓여 있지 않습니까? 또한 하만은 본래 교만하긴 했지만 왕이 질문할 때 어쩌면 그렇게 주제 넘는 생각을 했을까요? “왕이 존귀하게 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자기밖에 없다고 착각한 것도(6절) 틀림없이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이렇게 바사의 궁궐에서 일어난 일에 하나님의 섭리가 치밀하게 깔려 있었던 일이 참 놀랍습니다.그런데 모르드개가 보여준 이 인내의 과정도 우리가 생각하고 칭찬해주어야 합니다. 그날 밤 왕이 읽은 내란 미수 사건에 대한 역대 일기의 기록은 무려 8년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모르드개의 인내심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가 세밀하면서도 힘있게 역사했습니다.
일하는 사람의 기도
섭리하시는 하나님, 모르드개의 인내심이 너무 대단해 배우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아무 일도 하시는 것 같아 보이지 않던 하나님의 세밀한 섭리와 인도하심을 꼭 기억하게 하여주소서. 모르드개처럼 인내할 수 있는 믿음을 더하여 주소서. (by 원용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