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어린왕자(5), 2월16일(토) / 정용섭 목사

새벽지기1 2025. 1. 20. 07:13

어린왕자는 자기가 살던 별을 떠나서

지구에 오기 전에 몇 개의 별을 여행한다.

첫 번째로 찾아간 별에는 왕이 살고 있었다.

왕들에게 세상은 단순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신하로만 보면 된다.

어린왕자가 피곤해서 하품을 하자 하품 금지 명령을 내린다.

참을 수 없다고 하자 하품 할 것을 명령하다.

왕은 모든 별을 자기가 지배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배권이 없다.

그렇게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착각으로 왕 행세를 한다.

  

왕정 역사 이래로 수많은 군왕들이 허세를 부린다. 

그들의 권력이 허세인 이유는 실제로는 아무런 능력도 없기 때문이다.

보라. 그들이 명령을 내린다고 해서 한 겨울에 목련화가 피는 게 아니다.

태풍을 막을 수도 없다.

민들레의 홀씨를 날아가지 못하게 할 수도 없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이 세상의 수많은 일들 중에서 극소수에 불과하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만 지배할 뿐이다.

아첨꾼들만 신하로 둘 수 있다.

그런데도 자신들이 세상의 왕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왕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은

각각 자기라는 성채에서 허세를 부리면서 살아가는지 모른다.

자기를 주체로 놓고 모든 대상을 상대화한다.

죽을 때까지 왕권을 놓치기 싫어한다.

속으로는 자신이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래서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고 무지하게 애를 쓴다.

  

왕이 버티고 있는 별을 떠나겠다는 어린왕자의 말을 듣고

왕은 마지막 순간까지 허세를 부린다.

“너를 나의 대사로 삼겠다.”

어린왕자는 여행하면서 중얼거렸다.

“어른들은 정말 이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