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매일 묵상

저는 누굽니까, 11월15일(목) / 정용섭 목사

새벽지기1 2025. 1. 2. 04:47

주님,

저는 누굽니까?

저는 목사로, 남편으로, 아버지로, 친구로, 선생으로, 글쟁이로 삽니다.

그런 역할이 바로 저 자신은 아닙니다.

그런 역할은 늘 변합니다.

잠시 머물다가 떠나야 할 자리입니다.

그런 것으로 저를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주님,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 그리고 중년을 지나 이제 장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곧 노년이 올 것입니다.

어느 시절의 제가 바로 저 자신입니까?

저는 계속 변했습니다.

생김새도 변하고 신체적인 능력도 변했습니다.

지식과 감정과 세계관도 변했습니다.

제가 누군지 알 길이 없습니다.

    

바울의 고백처럼 저는 지금 거울로 보는 것처럼 흐릿합니다.

아무 것도 확정된 것이 없습니다.

그 어떤 식으로도 저의 실체를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저의 모든 것이 일시적이고 잠정적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주님,

저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 안에서 완성되어가는

인간 생명의 신비라는 사실을 믿습니다.

그것을 알 때만 제가 자유로운 존재가 된다는 사실도 믿습니다.

제가 사는 것이 아니라 제 안에 주님이 삽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